[기자수첩] 유창림 내포주재 부장

[중부매일 유창림 기자] 코로나19가 하늘 길을 막는 바람에 한동안 사라진 뉴스가 기초·광역의회 등 지방의원들의 외유성 국외출장이다.

이런저런 이유를 붙이고 성과를 그럴듯하게 포장해도 실행에 옮길 때마다 어김없이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던 기초·광역의원들의 국외출장은 본인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지난 20여개월 동안 불가능했다. 그 사이 출장비를 반납했다는 훈훈한 기사가, 그것도 코로나19 극복에 동참한다는 명분까지 덧붙여 논란을 대신했다.

이런 와중에 많은 사람들이 깨달았다. 국외출장을 다녀오지 않는다고 해서 시·군정이 어긋나거나 지방의원들의 역량이 줄어들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초·광역의회가 국외에서 해왔던 일들이 주민 일상에 그다지 필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2021년 11월 위드코로나 세상이 도래했다. 하늘 길도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다. 꾹꾹 눌러놨던 지방의회의 국외출장도 고개를 드는 모습이다. 남은 2021년 두 달은 관망을 하다 2022년가 되면 국외출장이 봇물을 이룰 것이라는 게 취재기자들의 일반적인 예상이다. 이 예상에는 2022년 6월 1일에 실시되는 지방선거 이전에 현역 기초·광역의원들이 국외출장이라는 특권을 한 번 정도는 반드시 사용할 것이라는 판단이 바닥에 깔려있다.

유창림 부장·천안주재
유창림 부장·천안주재

지방의원 입장에서는 명분이 필요하다. 식상한 선진지 견학으로는 눈치가 보인다. 그런데 코로나19 상황에서 깨달았던 것처럼 기초·광역의회가 국외에서 할 일이 그다지 많지 않다. 그러다보니 누가 먼저 처음으로 뭇매를 맞을 건지 눈치를 보는 모습이 감지되고 있다.

매가 쌓이다보면 무뎌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수십년 동안 외유성 국외출장 논란에도 악습을 이어갈 수 있었던 동력이 바로 무뎌짐이며 그걸 바라는 눈치게임이 시작됐다. "가긴 갈 건데 먼저 가진 못하지." 국외출장 계획을 묻는 질문에 대한 어떤 지방의원님의 대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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