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시론] 조성 충남연구원 충남재난안전연구센터

10월 28알에야 백신 2차 접종을 마쳤다. 필자의 주변에는 이미 접종을 끝낸 이들이 대부분이어서 '좀 늦었네?' 하는 반응이 인사치레다. 열도 나고 오한도 있고 해서 한 이틀 여는 고생을 했다. 코로나 발생 초기에는 백신개발만 되면 누구나 백신을 맞고 코로나도 종식될 것 같은 막연한 기대도 가졌지만 막상 백신은 부작용도 있고 접종을 거부할 권리도 누구나 가진다. 아직 접종을 하지 않은 사람의 숫자도 상당하다. 정부가 백신 업종 완료율이 70%를 넘는 때를 '단계적 일상회복' 이른바 '위드 코로나'의 기준으로 삼는다는 발표를 했고, 그것이 지난 11월 1일부터 시작됐다.

우리보다 먼저 위드 코로나를 선언한 국가들에서는 백신 접종을 빠르게 실시하고 방역규제를 완화했다. 이스라엘은 인구 절반 이상이 2차 접종을 끝낸 지난 6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해제하고 모든 시설이 정상 운영되게 했다. 하지만 델타 변이 바이러스 감염 확진자가 꾸준히 늘면서 한자리 수에 머물던 신규 확진자가 세자릿 수로 늘어나 우려를 높였지만 높은 백신 접종률이 중증환자자 발생을 억제하는 효과를 보여주기는 했지만 실내 마스크 착용과 입국자 격리등의 방역조치를 지속할 수밖에 없었다. 네덜란드도 마찬가지다. 감염수치와 백신접종 속도를 고려해 방역수칙을 대폭 완화하였는데, 이후 신규 확진자 수가 급증하자 3주만에 술집, 식당, 나이트클럽 등에 대해 영업 제한 조치를 다시 도입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와 사망자가 발생한 미국도 백신 접종 5개월여가 지나자 많은 지역에서 마스크 의무 착용을 해제하고 음식점에 대한 방역 규제도 완화했다. 백신 접종률 70%가 넘자 뉴욕주는 사실상의 모든 규제를 해제하기도 했다. 하지만 델타변이 확산으로 2주간 일일 확진자 수가 두 배로 증가하자 마스크 쓰기 지침을 다시 권고하기에 이르렀다.

위드 코로나로 마스크를 당장 벗어던질 수는 없을 것이다. 마스크 착용 의무를 없앤 영국도 대중교통시설에서는 자율적으로 마스크를 쓰고 있고, 일상 회복 단계에 들어간 싱가포르도 마스크 의무화는 유지하고 있다.

위드코로나 도입을 하게 되면 신규 확진이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도 매우 타당하다. 하지만 모든 확진자의 숫자보다는 위중증 환자의 수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위드 코로나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확진자의 숫자가 늘어나더라도 의료체계의 기본 지침 유지를 통해 치명률 관리라는 측면으로 체계를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경증환자는 재택치료로 전환하고 위중증환자를 중심으로 병상을 활용하는 선에서 이에 대비할 방침이라는 것이 정부의 발표인고, 단계적으로 일상회복을 위한 과정을 처음 걸어가야 한다.

코로나가 더 이상 미지의 공포가 아니라 통제가능한 감염병으로 인식해서 관리한다는 차원의 의미이지 이 자체로 코로나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 일상의 제약을 많이 받아온 대다수 시민들, 그리고 생업에 타격을 입어온 중소 상공인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기대와 우려를 섞어 가지는 것 같다. 소비 회복에 따른 효과와 경제 활력을 기대하는 측면도 있지만, 방역완화 이후의 재확산 우려가 그것이다.

조성 (충남연구원 충남재난안전연구센터 전임책임연구원).
조성 충남재난안전연구센터 전임 책임연구원

정부 정책이 모든 시민의 기대를 충족하는 선택이란 있을 수 없을 것이나, 자율과 책임에 기반한 이번 조치는 점진적으로 사회경제적 피해를 줄이기 위한 선택이었으리라 생각된다. 자영업자가 아니더라도 돌봄의 공백, 학습의 공백이 발생하는 많은 사람들을 더 놓아두기 어렵다. 일상 회복으로 가는 과정은 더딜것이고, 예기치 못한 난관에서 다시 방역이 강화되는 일도 일어날지 모른다. 느슨해졌다고는 하지만 방역수칙은 여전히 불편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는 수 많은 위기 상황 앞에서 연대의식을 바탕으로 그것을 극복해 왔다. 재난의 극복에는 정부의 역할만 있는 것이 아니다. 모든 구성원이 자기만큼의 역할과 관심을 기울여야하는 팀플레이라는 것을 다시 새겨보아야 할 때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