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눈]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천지난 11월 4~5일 제주 KCTV 공개홀에서 '2021 아시아 업사이클 제주포럼'이 열렸다. 포럼은 3개의 세션으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세션1에서는 업사이클 산업 활성화를 위한 법제 개선방안에 대하여 전문가들의 발표와 토론이 이루어졌다. 세션2에서는 업사이클 문화 확산을 위한 지역센터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전국 5개 지역 업사이클센터의 사례발표가 이어졌다. 세션3에서는 제주지역 업사이클 활성화를 위한 공공기관의 역할에 대한 열띤 토론이 진행되었다. 이번 포럼에서는 전국의 센터 운영책임자들이 대거 참석하여 '업사이클 네트워크'를 결성하기로 결의를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업사이클센터는 전국에 8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지역마다 새활용과 업사이클, 센터와 플라자를 혼용하여 사용하고 있다. 서울에는 기존 재활용센터 기능을 합친 5개의 리앤업사이클플라자가 운영 또는 조성되고 있다. 2015년 처음 개관한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는 문화예술분야를 특화하여 발전하였다. 광역시·도에서는 2016년 대구 한국업사이클센터가 처음 개관하였고, 이어 2017년 서울새활용플라자와 인천업사이클에코센터, 2018년 경기업사이클플라자가 개관하였다. 서울새활용플라자는 5천54평이 넘는 대규모 시설이다. 2019년 순천업사이클센터와 청주새활용시민센터, 2021년 전주새활용센터가 개관했다. 청주새활용시민센터의 경우 자원순환을 위한 체험교육과 실천활동에 중점을 두어 운영하고 있다.

업사이클센터는 재활용센터와는 구분된다. 재활용센터는 재활용촉진법에 근거하여 시설을 설치하거나 지정해 왔는데, 대부분 사업체에 의해 중고매장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업사이클센터는 2010년대 말 자원순환기본법이 제정되고 업사이클 개념이 일반화되면서 조성되기 사작하였다. 센터마다 특징과 차이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자원순환에 관한 전시홍보 및 체험교육, 업사이클 창업지원 및 정책발굴, 재료 수급 및 제품 판매 등의 기능을 겸비한 복합문화공간의 성격으로 조성되었다. 디자인 측면에서 전시장이나 공예관을 찾은 것 같은 보다 세련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조금 황당한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제주시에 건립 중인 업사이클센터를 반대하는 현수막이 붙었다는 것이다. 클린하우스와 재활용도움센터의 모범적 운영사례로 부각되어 있는 제주에서 나타난 뜻밖의 반응이다. 폐기물처리시설로 오인한 모양이다. 몇 년 전 서울새활용플라자도 주민 반대에 직면했었는데, 아마도 고물상을 연상한 듯 싶다. 초기에 명칭은 재활용센터라 했다가 나중에 새활용플라자로 변경했다고 한다. 기후위기 극복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자원을 순환하는 일은 에너지를 전환하는 일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다. 홍보와 교육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 만들어 낸 해프닝이라 할 수 있다.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지금 우리는 기후 위기와 함께 쓰레기 대란에 직면해 있다. 녹색소비와 자원순환, 순환경제의 중요성은 환경단체는 물론 언론과 정부기관에 의해서도 연일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업사이클 산업과 자원순환 제품에 대한 지원제도는 빈약하다. 버려지는 소재를 가져와 활용하고 싶어도 폐기물수거운반업 허가증이 없으면 받을 수가 없다. 환경산업기술지원법이나 녹색제품구매촉진법은 업사이클 제품의 구매 촉진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 현실이다. 그러니 업사이클 네트워크를 구성하려는 것이다. 함께 목소리를 내면, 정부가 좀 더 진지하고 시급하게 업사이클 활성화 대책을 고민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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