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현 칼럼] 한기현 논설고문

20대 대통령 선거 대진표가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20대와 30대, 즉 MZ세대 주가가 또다시 급상승하고 있다.정치권에 따르면 1980년대 초∼2000년대 초에 태어난 이들 세대는 이념이나 진영 논리보다는 실속을 따진다.최근 여론 조사에서는 다른 연령층보다 배 이상 지지 후보를 선택하지 않아 19대 대선에 이어 내년 대선에서도 당락을 가르는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 8일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제1야당인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확정된 이후 첫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20대는 40%, 30대는 30%가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않았다.20대는 부동층(23%)보다 약 2배 가까이 높았다.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는 20대와 30대 지지율이 40대 이후보다 크게 낮았다.

특히 이들 세대는 '과반이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고 응답해 캐스팅보트로 떠올랐다.전체 조사에서는 10명 중 3명이 후보를 변경할 수 있다고 답했다.

20·30세대는 4년 전인 2017년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50% 안팎의 표를 몰아줘 정권 교체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정치권은 이번 조사(이재명 28.6%, 윤석열 34.6%)에서 여당과 제1야당 후보가 오차 범위 내 승부를 보여 내년 대선도 이들 표심이 어느 쪽으로 향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바뀔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치권은 MZ세대의 경우는 사회 경험이 상대적으로 짧은 데다 이념보다는 이익 투표 경향이 크고 공약이 구체화되지 않아 아직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일자리와 부동산 문제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70% 이상이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답해 여당을 긴장시키고 있다.'국민의힘'도 여당과 상황이 비슷해 2030세대의 목소리에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당내 경선에서 윤 후보에 대한 2030 세대의 지지도가 높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여야 후보들은 청년 세대의 가장 큰 화두인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고 월급 저축 등으로 내집 마련의 꿈을 해결할 수 있는 맞춤 공약을 발굴해 조만간 발표한다는 구상이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그동안 경선 등으로 일자리를 찾아 헤매는 청년층 문제를 제대로 살피지 못했다"며 "2030 세대는 이익 투표를 많이 한다.MZ세대에 도움이 되는 공약을 발굴하기 위해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있다"고 밝혔다.국민의힘 관계자도 "청년들은 이념이나 진영 논리에 치우친 세대가 아니다"며 "2030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공약 노출이 상대적으로 적어 지지를 얻지 못한 것 같다"고 자평했다.

한기현 국장대우겸 진천·증평주재
한기현 논설고문

MZ세대는 사회 초년생 시절인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와 낮은 경제 성장률, 경직된 노동시장 구조 속에서 '좋은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방황해 '부모보다 가난한 최초의 세대'로 불린다.여기에 아파트 가격은 천정부지로 올라 월급을 모아서는 내집을 마련할 수 없는 상황에 분노하고 있다.

이들은 동정이 아니라 좋은 환경에서 일하고 월급을 모아 집을 살 수 있는 공정사회를 원할 뿐이다.대선 후보들은 상대적 박탈감에 빠진 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공약과 정책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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