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식물 유체·나뭇잎 부착 등 충북서 첫 발견

충청북도 옥천군 청성면 산계리 187번지 일원 발굴현장

[중부매일 윤여군 기자]삼국시대 신라인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들이 발굴된 옥천 이성산성(충청북도 기념물) 목곽고 등 유물이 24일 일반인에게 공개된다.

충청북도와 옥천군의 지원을 받아 (재)한국선사문화연구원(원장 우종윤)이 발굴조사를 진행해 신라인의 식문화 및 기후·환경을 복원할 의미있는 자료인 동식물 유체와 목재로 만든 저장시설인 목곽고 등 당시 시대상을 파악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출토됐다.

이번 발굴조사 공개행사에서는 이성산성의 성내 남서 부분에서 확인된 목곽고를 중심으로 소개될 예정이다.

목곽고는 충청북도 내에서 처음 발견된 사례이자 목재 구조가 양호하게 잔존하고 있으며, 매우 높은 수준의 목재 가공기술과 나뭇잎 부착 기법 등이 처음으로 확인되어 삼국시대 목조 구조물 연구에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성산성 발굴조사는 지난 2020년 10월부터 2차 발굴조사를 진행 중에 있으며, 성벽 축조기법(판축기법)을 확인했고, 원형수혈 60기, 석축 집수시설 등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오랜 기간 경영되었음을 보여주는 자료들이 발굴됐다.

목곽고는 기반암을 굴착해 사각형 모양의 넓은 구덩이(방형수혈, 方形竪穴)를 만든 후, 그 안쪽에 곱게 깎아 다듬은(치목, 治木) 목재를 이용하여 사각형의 목곽고를 축조했다.

목곽고의 크기는 남북길이 432㎝(내면 377㎝), 동서 길이 441㎝(내면 362㎝)이며, 동쪽 벽판재 사이에 세운 사잇기둥(간주, 間柱, 길이 298㎝)을 통해 축조 당시의 높이는 약 3m 규모로 추정된다. 목곽고 내부 저장 공간의 규모는 약 41.6㎥(4만1천600ℓ)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목곽고 내부에서는 고배, 기대, 호, 완 등 삼국시대 신라 토기편이 출토됐으며, 특히 바닥 사용면에서 다량의 동식물 유체가 확인되는 점으로 보아 특별한 식재료 등을 보관한 저장시설로 쓰였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목곽고를 이루는 목부재와 더불어서 동식물 유체에 대한 분석을 통해 당시 신라인의 식문화(食文化)는 물론 식생환경을 연구하는 데에도 매우 의미 있는 자료가 될 것으로 파악되며, 향후 수종분석 및 자연과학 분석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목재로 만든 저장시설 목곽고(木槨庫)

조도연 문화관광과장은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이성산성의 위상을 증명하는 여러 학술적. 역사적인 자료가 많이 확인됐다"며 "오는 12월부터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에서 보존처리 과정을 거쳐 향후 건립되는 옥천박물관에 이관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