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방사광가속기 조감도 
방사광가속기 조감도 

국비를 중심으로 총 1조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되는 오창 방사광가속기 사업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가속기가 들어설 단지 조성 뿐만아니라 가속기를 활용하고, 연관된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준비작업도 시작됐다. 가속기도 중요하지만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크게 달라진다. 따라서 가속기 구축에 맞춰 이런 점들을 고민하고 풀어가야 한다. 당장 방사광가속기 기반 신산업 육성을 위한 연구용역이 진행됐다. 여기에서 혁신 클러스터를 통한 생태계 조성, 산·학·연 집적화 등의 과제가 주어졌다.

지역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규모의 직접 투자만으로도 파급력이 상당한데다가 활용이 더해진다면 지역의 산업지도를 새로 그려야 할 판이다. 그런 까닭에 충북도가 오래전부터 목을 맸고 유치하자마자 단지조성과 지원단 운영 등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이 일차적으로 결실을 맺을 수 있는 분야가 가속기 활용도를 높일 시설들이다. 가속기 구축사업 자체는 2026년까지 공사를 하고 1년여의 시운전을 거쳐 오는 2028년이 돼야 마무리된다. 반면 이런 시설들은 그 준비와 추진이 한결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그동안 방사광가속기 활용을 위한 다각적인 검토 결과 이를 다룰 정보·기술과 전문인력 부족이 가장 큰 과제로 꼽혔다. 즉 연구·교육, 협력네트워크 등 활용기술 개발 지원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를 통해 방사광가속기의 이용 잠재력을 최대로 끌어내는 것이 성공적인 가속기 구축의 마침표가 되는 셈이다. 이러한 추진방향과 당면 과제에 맞춰 충북도가 주목하는 시설이 'D.N.A.센터'다. 데이터와 네트워크, 인공지능을 더해 방사광가속기의 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한 기초적이면서도 핵심적인 기반시설이다.

이에 충북도에서 오창 방사광가속기 D.N.A.센터 건립 추진에 나섰다. 이곳에서는 방사광가속기 가동으로 생산되는 각종 고부가가치 연구자료를 저장·관리한다. 또한 이렇게 얻어진 대용량 데이터를 통합하고 분석해 연구의 활용도를 높이는 작업도 하게 된다. 결국 가속기를 통해 얻어진 데이터를 연구기관이나 산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자료로 바꿔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센터 건립은 방사광가속기를 기반으로 하는 신산업 육성의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계획대로라면 가속기보다 1년 앞서 완공할 수 있다.

물론 이런 구상이 실현되려면 예산확보를 비롯해 정부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자자체 차원에서 모두 감당할 수 없고, 그리되어서는 안된다. 오창 방사광가속기는 우리나라의 미래를 밝힐 국가적 자산이다. 비록 오창과 청주에 상대적으로 혜택이 집중된다고 해도 이는 모두 지역을 넘어 대한민국의 성과인 것이다. 방사광가속기는 기초과학에서 신산업에 이르는 과학기술 전분야를 이끌 기반시설이다. 따라서 가속기의 활용 정도가 곧 우리 과학기술의 발전을 의미한다. D.N.A.센터 추진을 결코 가볍게 볼 수 없음은 이런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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