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충남 보령시 대천항에서 원산도를 잇는 보령해저터널 굴착DL 완공, 10일 터널이 관통됐다. / 대전국토청
보령해저터널 관련 자료사진.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해저터널인 보령해저터널이 착공 11년만에 개통됐다. 6.9㎞의 국내 최장이라는 길이도 그렇지만, 햇수로 11년 날짜로 4천일이란 공사기간이 말해주듯이 결코 쉽지 않은 대역사(大役事)였다. 그동안의 과정은 힘들었지만 그 성과는 달콤하다. 차로 1시간 반이 걸리던 보령 대천항에서 태안 안면도 영목항까지 단 10분이면 갈 수 있다. 이동시간이 줄어든 만큼 해당 지역은 물론 주변 연결지역까지 교통과 물류, 관광 등에서 획기적인 발전이 기대된다. 다시말해 충남 서해안 관광의 주축이 된 것이다.

최근들어 전국 각지의 교통사정이 크게 좋아지면서 새로운 관광명소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충남 보령 앞바다의 섬을 비롯해 안면도와 원산도 등은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떨어져 주목도가 낮았다. 이는 다른 지역과의 경쟁에서 밀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런 상황은 전북의 고군산군도가 새만금방조제로 인해 일약 전국적인 주목을 받는 것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보령해저터널이 뚫리면서 충남 서해안은 대반전의 기회를 잡게 됐다. 수도권과의 거리 등 여러 조건에서 훨씬 유리한 입장이기 때문이다.

충남도가 보령해저터널 개통을 계기로 이들 섬과 주변 관광개발에 집중적인 투자를 추진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특히 1조1천억원이 넘는 돈을 들여 각각 색다르게 꾸밀 예정인 해저터널과 연결되는 5개 섬에 관심이 간다. 이들 섬만의 특색있는 먹을거리는 관광객을 이끄는 최고의 상품이 될 수 있다. 호텔·리조트 등 숙박시설과 공영주차장은 기본이고 원산도~삽시도간 해상케이블카 설치도 추진중이라고 한다. 이런 준비와 시설이 갖춰진다면 서해안 해양레저 관광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보령해저터널의 관광분야 파급효과는 주변지역까지 환히 비춘다. 터널이 지나는 국도 77호선은 서천을 시작으로 보령, 태안, 서산, 당진, 아산까지 충남 서해 6개 시·군을 경유한다. 이들 지역에 있는 주요 관광지만 따져도 충남 100선중 53곳이나 된다. 대충 골라도 국립생태원, 한산모시관, 대천·무창포해수욕장, 안면도자연휴양림, 천리포수목원, 해미읍성, 솔뫼성지, 왜목마을, 아산외암마을 등 명소가 넘친다. 더구나 이동시간 단축으로 이러한 구경거리를 이어서 즐길 수 있다. 이제 이같은 구슬들을 꿰는 일이 남았다.

서해안 관광 동맥 국도77호선과 연결되는 교통망도 크게 개선된다. 예타대상으로 선정된 서산공항이야 시간이 걸리겠지만 보령~대전~보은, 태안~서산 고속도로 등이 추진된다. 이로써 충남 서해안은 사통팔달의 광역교통망을 그릴 수 있게 됐다. 이를 바탕으로 교통·물류는 물론 문화관광의 중심축으로 우뚝 서 환황해권의 중심지로 도약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하고 수준높은 관광상품 개발이 급선무다. 보령터널을 중심으로 다양한 자원을 고르고 다듬어 새로운 서해안 관광의 길을 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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