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편의·균형발전 일익 공직자의 무게감 느껴야"

유인재 국가철도공단 상임감사 
유인재 국가철도공단 상임감사 

[중부매일 모석봉 기자] "공직자는 권력과 돈이 아닌 다른 것에서 스스로 공직의 가치와 의미를 찾아야 합니다"

유인재 국가철도공단 상임감사는 후배 공직자들이 다양한 아름다움을 되도록 일찍이 체험한 후 윤리적 인간으로 스스로 성장해 나가기를 기대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뜻밖에도 클래식 음악을 통해 삶의 가치와 의미를 재발견했다. 그는 지금으로부터 20여 년 전인 30대 후반 감사원 근무시절 스트레스가 많아 에너지와 의욕이 고갈 되어갈 무렵 우연히 용산 전자상가 오디오 가게에서 들었던 클래식 음악으로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삶의 가치와 의미를 찾았다. 그 클랙식 음악이 음악이라는 신으로 운명처럼 찾아왔고, 그 덕에 지금도 스트레스를 해소하면서 즐겁게 일하고 있다. 그는 남들이 권력과 물욕에 사로잡힐 때 좌충우돌하지 않고 굳건히 버티게 해준 것에 늘 감사하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국가 및 지방공무원 인재개발원 등 많은 공공기관에서 후배들이 삶의 가치를 찾을수 있도록 틈틈히 강의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7월 국가철도공단 상임감사로 부임한 유 상임감사를 만나 전반적인 업무와 지나온 삶의 이야기를 들어봤다./편집자

 

유인재 상임감사는 "국가철도공단은 철도의 건설과 시설관리를 담당하기 위해 2004년 1월1일 설립된 국토교통부 산하 준정부기관"이라며 "공단의 주요임무는 고속·일반·광역철도 등 국가철도망의 건설 및 관리, 철도시설에 관한 기술개발 및 지원, 외국철도 건설과 남북연결 철도망 및 동북아 철도망 건설, 역세권 및 철도 연변의 개발·운영 등 매우 다양 하다"고 밝혔다. 

유인재 국가철도공단 상임감사 
유인재 국가철도공단 상임감사 


특히 유 상임감사는 "인천발·수원발 KTX 등 고속철도 운행지역 확대, 동해선(삼척·강릉) 등 일반철도 고속화 사업, GTX 등 광역철도 건설 등 효율적 국가철도망 건설을 통해 전국 2시간대, 대도시권 30분대 철도망을 구축해 국민의 교통편의 증진 및 지역균형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며 "또한 미래 철도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지속적인 해외철도사업진출과 제4차 산업혁명과 연계한 기술개발·상용화, 저탄소·친환경 기술 확대로 지속가능한 철도교통 실현에도 앞장서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반도 통일시대에 대비한 국가철도망계획이 중요한 시점"이라며 "국토교통부는 지난 2021년 7월 5일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을 확정·고시해 수색~광명 복선전철 등 고속철도 3개 사업 100.0km, 광주~대구 단선전철 등 일반철도 14개 사업 673.7km, 서부권 광역급행철도 등 광역철도 27개 사업 674.7km 등 총 44개 사업 1천448.4km 규모의 신규사업이 포함돼 계획이 완료되는 2030년에는 철도영업거리가 4천274.2km에서 5천340.6km(125%↑)로, 수도권 및 지방 대도시권 주요 지점 간 이동 시간이 기존의 50% 미만으로 단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통일시대에 대비해 동해선 강릉~제진 등 남북철도 연결 사업을 정상 추진하고, 북한철도 현대화 방안을 마련해 한반도 통합철도망(TKR)을 완성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유 상임감사는 과거 국가철도공단과의 인연에 대해 "감사원 근무 시 국가철도공단 담당 과장과 국장을 해서 낯선 느낌은 없었다"며 "아울러 마지막 공직일 수도 있는 공단이 아버님이 평생 38년간 근무하시고 퇴직하셨던 철도청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운명과 같은 것을 느끼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그는 "공공기관의 감사는 회계 직무감찰을 담당하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감사관과 유사 하지만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등 관련법에 따라 독립된 위치에서 정부와 국민을 대신해 경영진의 방만경영을 견제·감시하는 '내부통제 총괄관리자'이자 경영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기관장과 협업하는 '경영파트너'로서의 역할을 함께 수행해야 한다는 점이 다른 듯하다"고 말했다. 

유 상임감사는 "그러나 다행스러운 것은, 김한영 국가봉도공단 이사장님이 누구보다도 철도에 대한 이해가 깊으시고, 업무에 대한 열정도 높아 업무협조가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유인재 국가철도공단 상임감사 
유인재 국가철도공단 상임감사 


감사원 재직 당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에 대해 그는 "우선 2000년경 해양수산부 담당시 항만사업에 대한 감사가 기억난다"고 했다. 

그는 "당시 항만은 중국경제의 급부상으로 해상물동량이 급증해 부산 및 광양항이 동북아 중심항만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음에도 도로 등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 적정하게 배분받지 못하고 있었다"며 "충분한 예산이 지원되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해 두 항만이 현재와 같이 성장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기억난다"고 밝혔다. 

이어 "감사 당시 제기된 아이디어는 참여정부에서 '동북아 물류중심국가'라는 주요 국정과제로 확대되기도 했다"며 "2008년께 '공기업 선진화 감사'시 정책감사보고서를 통해 경쟁적이고 중복적 업무추진으로 부채가 급증하고 있던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를 현재의 한국토지주택공사로 통합될 수 있도록 지원한 것도 기억난다"고 했다.  

그는 국가 및 지방공무원 인재개발원 등 많은 공공기관에서 후배들을 대상으로 '고전음악으로 이해하는 공직윤리와 리더쉽'이란 독특한 주제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강의 하면서 인기 강사 반열에 올랐다. 

유인재 국가철도공단 상임감사 
유인재 국가철도공단 상임감사 


유 상임감사는 "자본주의적 보상체계가 취약한 공직세계에서 공직자들이 청렴이란 윤리적 가치에 도달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고 각종 감시체계와 엄한 징벌제도 역시 완벽하지 않다는 것은 그동안의 흑역사가 증명하고 있다"며 "책임과 의무만을 요구하는 주입식, 현학적 교육으로는 더더욱 불가능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권력과 돈이 아닌 다른 것에서 공직자 스스로 공직의 가치와 의미를 찾아야 하고 찾도록 도와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후배 공직자들이 다양한 아름다움을 되도록 일찍이 체험한 후 윤리적 인간으로 스스로 성장해 나가기를 기대하면서 강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은 '클래식'

유인재 상임감사(57)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고전음악감상 동호회 중 하나인 '클래식바움' 회장을 지냈을 정도로 음악에 조예가 깊어 음악평론가로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 

그의 인생 전반에 큰 영향을 준 클랙식 음악과 소설의 연결성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클래식 감상을 취미로 하게 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20여 년 전인 30대 후반부터 였습니다. 감사원에서 근무하고 있었는데, 업무가 하드(Hard)하고 드라이(Dry)해서 스트레스가 많았습니다. 니체의 말대로 괴물과 싸우면서 제가 괴물이 되어가는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고요. 에너지와 의욕이 고갈된 느낌이었어요. 그러다 우연히 용산 전자상가 오디오 가게에 들렀다가 Hi-Fi 사운드로 클래식 음악을 처음 듣게 되었습니다. 음악이라는 신이 운명처럼 저를 찾아왔습니다.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어떤 면에서는 살아남기 위해서 클래식 음악을 듣고 있고, 덕분에 즐겁게 일하면서 살아올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클래식 음악을 좀 더 깊게 이해하고 다양하게 즐기기 위해 클래식이 인용된 니체, 밀란 쿤데라, 토마스 만, 헤르만 헤세, 무라카미 하루키와 같은 소설가들의 작품들을 많이 읽었지요."

그는 소설은 또 하나의 교향곡이라고 소개한다.

유 감사는 "'소설은 하나의 교향곡이고 대위법 작품이며, 이념들이 음악적 동기의 역할을 하는 주제의 조직이다'고 한 토마스 만의 말대로, 소설을 읽고 음악을 들으면서 '음악은 하나의 소설이고, 소설은 또 다른 음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설을 통해 클래식 음악을, 또는 클래식 음악으로 소설을 이해할 수 있는 '책'을 찾아보았지만 제 맘에 드는 책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봉준호 영화감독의 인터뷰 기사를 접했습니다. 본인이 보고 싶은 영화를 직접 만들어 보고 싶어서 영화감독이 되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도 동호회(클래식 바움)에서 오랫동안 소설과 음악과의 관계에 대해 발표한 내용을 글로 정리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됐다"고 말했다.

그는 틈틈이 국가인재개발원과 한국전력공사, 감사교육원 등에서 고전음악 강의와 리더십 강의, 글쓰기도 병행하고 있다. 헨델, 브람스, 슈만 등 주요한 작곡가들의 작품을 고전이라 할만한 소설과 연결해 '음악저널'에 연재하고 있고 연재 글들이 충분히 모아지면 책으로 묶어서 낼 계획이라고 한다.

충북 제천 출신인 유 감사는 제천고, 성균관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후 영국 런던대학교 Barttlett School 도시계획 석사, 연세대 기술정책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9회 기술고시 합격(현 행정고시 37회)후 공직에 입문해 국민안전처 안전감찰관, 감사원 건설환경감사국 제4과장, SOC감사단장, 지방행정감사국장, 국토해양감사국장, 국방감사단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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