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현 칼럼] 한기현 논설고문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처음으로 7천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1월 20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래 최다 기록이다. 8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가 전날보다 2천221명 급증한 7천175명으로 집계됐다. 위중증 확진자도 처음으로 800명을 넘어섰다. 사망자는 63명 증가했다.

방역 전문가들은 "위드 코로나 시행과 델타 변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높은 남아프리카공화국 발 오미크론 바이러스 국내 유입으로 확진자가 급증했으며, 이달 중 1만 명을 넘어설 수도 있다"며 "서둘러 방역 고삐를 조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코로나19 확진자 수 급증은 지난달 1일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1단계가 시행되면서 예견됐다. 이날부터 사적 모임은 접종 구분없이 수도권 10명, 비수도권 12명까지 모일 수 있고, 유흥시설을 제외한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제한이 풀렸다. 또 집회와 행사는 접종자 구분 없이 99명까지 참여할 수 있고 접종 완료자만 참여하면 499명까지 가능해지는 등 방역 단계가 크게 완화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0월까지는 확진자가 2천명대 안팎을 유지했으나 위드 코로나 이후 점점 늘어나면서 지난달 24일 4천115명으로 처음 4천명대에 진입했다. 이어 지난 1일에는 5천122명으로 첫 5천명대를 기록했다. 이후 2일 5천264명, 3일 4천944명, 4일 5천352명, 5일 5천126명, 6일 4천324명, 7일 4천954명으로 4천명에서 5천 명대를 오르내리다가 8일 6천 명대를 건너뛰고 7천 명을 넘어섰다.

일부 언론은 첫 7천 명을 돌파하자 '위드 코로나 어쩌나' '갈피 잃은 위드 코로나' 등 K방역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고령층과 청소년 백신 접종의 당위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정부는 확진자가 급증하는 현 상황을 위기 국면으로 보고 백신 이상 반응을 우려하는 국민과 의료 인력이 부족한 의료계의 적극 협조를 당부했다. 김부겸 총리는 8일 "지난주 하루 확진자가 5천명을 넘어섰고 오늘은 7천 명을 돌파하는 등 확산세가 매섭다"며 "의료 대응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현행 재택 치료를 환자 중심으로 대폭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개선 방안으로 공동 격리자 관리 기간을 7일로 단축하고 가구원 수에 비례해 생활지원금을 추가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또 "내년초부터 경구용 치료제를 고위험 재택 치료자에게 처방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백신 1차 목표는 예방보다 사망자와 위중증 환자를 줄이는 것"이라며 고령층 3차 접종과 청소년층 기본 접종을 당부했다. 실제로 각종 통계에 따르면 백신은 사망자나 위중증 환자를 최고 90%나 줄일 수 있다.

한기현 논설고문
한기현 논설고문

방역 전문가들도 고령층과 청소년을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백신 뿐이라고 인정한다. 지난 8일 기준 60세 이상이 전체 확진자의 35%, 위중증 환자의 84%를 차지해 고령층의 3차 접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백신 불신이다. 백신 접종 후 사망자 1천346명 중 2명만 인과성이 인정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백신 패스 도입에 앞서 백신 이상 반응의 인과성을 폭넓게 인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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