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시론] 류연국 한국교통대학교 교수

요즘 세상은 참으로 정보가 넘쳐나고 빠르게 전해지는 세상이다. 그뿐만 아니라 쌍방향 소통이 자연스러워진 세상이다. 그런데도 우리의 대통령선거는 5년이 지나야 다시 치러지고 그것도 단임으로 끝나는 방식이다. 5년은 길다. 3년이 아니면 4년이라도 연임이 가능한 대통령제로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 그리고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해야 한다. 특히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는 자리를 중앙부처 장차관 정도로 제한해야 한다. 현재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는 자리는 장차관뿐만 아니라 공공기관의 기관장과 감사 등 4천여 개에 이른다. 직접 임명하진 않더라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리까지 포함하면 수만 개는 될 거라는 이야기도 있다. 지난 정부에서 장관을 했던 이는 부처의 과장급 인사까지 간섭했다고 폭로하지 않았던가.

내년 3월 9일 치러지는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 선거판 뉴스로 소란스럽기 그지없다. 유력 주자로 일컬어지는 여야 후보의 캠프에는 돕겠다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캠프 내의 자리다툼이 권력투쟁으로 비칠 정도로 혼란스럽다.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되고, 누구는 이런 흠으로 곤란하고 또 누구는 개인사로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그런데도 대학의 교수들조차 무슨무슨 포럼 등을 결성하며 대선캠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들이 진정 대한민국의 발전을 통해서 자신들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바람직한 정책을 제안하기를 바랄뿐이다.

많은 이들이 유력 대선캠프에 몰려드는 이유는 뭘까. 진정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서 나서는 이가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권력 욕심으로 유력한 후보를 쫓아 그의 눈에 들기 위해 캠프를 기웃거리고 줄을 대는 것이리다. 역대 대선 때마다 끊임없이 반복되어 온 일이고 이번 선거에서도 더하면 더했지 줄어들지 않고 반복되고 있다.

이런 줄 대기는 대권 후보들이 거부하기는커녕 자신의 세력 크기를 내세우려는 목적으로 오히려 부추기기도 한다. 결국 줄 대기는 정권을 잡고 난 후에는 내편에게만 자리를 내주는 낙하산 인사로 이어지고 그 폐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반대 의견을 냈거나 중립적인 입장의 전문가들은 요직에서 배제되기 일쑤다.

우리는 돌아보아야 한다. 지난 역대 정부에서 대통령의 권한을 어찌 사용했는지 말이다. 이해할 수 없는 대통령의 권한 남용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하고 고통을 감내해야 했는가. 그렇게 권한을 사용하라고 대통령으로 선출한 게 아니라고 뒤늦게 후회해도 소용없는 일임을 여러 차례 경험하지 않았던가.

대통령 선거를 치루고 나면 이어서 전국동시지방선거가 6월 1일 실시된다. 시·도지사 및 교육감과 시·도의원을 선출하는 선거가 대통령 선거는 대통령 선거가 끝나기도 전인 2월에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된다. 정신을 바짝 차려야 제대로 된 일꾼을 선출할 수 있으리라.

우선 선출되는 자리의 권한을 알아야 한다. 그런 권한을 내가 선출할 후보에게 쥐어줘도 괜찮은 것인지를 살펴야 한다. 대통령의 권한과 시·도지사와 교육감 그리고 시·도의원의 권한을 알아야 한다. 그리곤 맡겨도 될지를 고민해야 한다.

또한 후보자를 돕는 사람들을 살펴보아야 한다. 그 중에서 내가 잘 안다고 여기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살펴보라. 정직한 사람인지, 예의바른 사람인지, 질서를 잘 지키는 사람인지, 특정 분야의 전문가인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그들이 곧 일할 사람이기에 그렇다.

류연국 한국교통대 교수
류연국 한국교통대 교수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후보의 지난 행실과 치적을 살펴야 한다. 과거와 현재를 토대로 미래를 살필 수 있기에 그렇다. 그리고는 그가 펼치는 청사진을 살펴서 땀 흘리지 않고 맛있는 과실을 먹을 수 있게 하겠다는 헛된 주장을 펴는지 살펴야 한다.

뜨거운 선거판을 구경만해서는 안 된다. 올바른 판단을 위한 노력만이 크게 후회하지 않을 일꾼을 선출하게 됨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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