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김전원 충북인실련상임대표

스코틀랜드의 저술가인 새뮤얼 스마일스(Samuel Smiles)는 그의 교훈적 작품인 자조(Self-Help)에서 '생각을 바꾸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을 바꾸면 습관이 바뀌고, 습관을 바꾸면 성품이 바뀌고, 성품을 바꾸면 운명이 바뀐다.'고 했다. 무슨 생각(心)을 어떻게 바꿔야 타고난 운명(靈)까지도 자신의 소망대로 열어갈 수 있을까?

먼 길 가는 이의 물병에 절반정도 남아있는 물의 양을 보고 어떤 이는 '아니 벌써 이렇게나 많이 마셨어?'라고 조급해 하는데, 다른 이는 '아직도 많이 남아 있네!'라며 안도와 여유를 부리는 생각이 그렇다.

대패한 전장으로 나서는 이순신이 임금에게 '소신에게는 아직도 열두 척의 배가 있사옵니다.'(尙有十二隻)라고 한 말과 결전장으로 나서는 병사들에게 '죽고자 하면 반드시 살게 될 것이다.'(必死則生)라는 말로 용기를 불어넣어준 것도 그렇다. 죽음을 불사했기에 거칠 것이 없었을 것이다.

산사태 사고수습현장에서 2차사고로 척추를 크게 다친 소방관을 본 사람들이 하는 말이 '그래도 그만한 게 얼마나 다행이야! /평생을 불구로 살아야 할 텐데 죽은 것만 못하지! / 그래도 살아가는 길이 있을 거야!'라며 구구각색으로 자기 생각을 표현한다. 어쩌면 서로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리라.

사람들은 저마다 생각하는 길(思道)이 다르다. 어떤(目的) 사람이 될 것인가를 생각하는 길과 어떻게(方法) 살아갈 것인가를 생각하는 길을 가느냐에 따라 맺어지는 열매의 맛과 향과 질은 천양지판으로 나타날 수 있다. 존경받는 사람들 대부분은 그가 꼭 위대한 인물로 존경받는 사람이 되고야 말겠다는 각오로 노력한 결과라기보다는 그저 언제 어디서나 누구하고 어떤 일을 하든지 사람답게 살려고 노력한 삶의 발자국(歷史)이었다. 그것이 다른 사람들의 시야 속에서는 그를 그렇게 비치게 한 것이다. 그 뜻이 얼마나 거룩한가?

시작처럼 보이는 아주 단순한 길도 따라가다 보면 갈수록 갈라지는 길이 거미줄처럼 얽히고설키어 갈 길은 물론이고 온 길도 못 찾아 털썩 주저앉고 만다. 생각하는 길이 뒤얽힌 탓이겠지만, 심보가 바르고 고우면 어떤 생각을 하든지 목표를 향해 가는 길도 건전해 생각하는 방법이 환하게 열려 별다른 어려움 없이 가는 길을 달려갈 수 있게 된다. 정말 그럴까?

같은 목적으로 출장을 다녀온 사람들의 복명하는 내용이 서로 상반되거나, 똑같이 주어진 재료로 만들어진 물건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은 생각하는 방법이 다름이다. 오진(誤診)의 결과가 바로 그럴 것이다. 어떤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目標 指向的 人物)은 그 목표가 달성되어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기도 하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한 파편에 맞은 수많은 이들의 생각에 따라선 존경과 원성이 서로 엇갈리게 된다. 어느 쪽이 더 많을까?

김전원 충북인실련 상임대표
김전원 충북인실련 상임대표

생각하는 길은 함께 생활하는 사람에게서 지대한 영향을 받는다. 천지분간 못하고 부모에게 망나니짓을 하던 아들이 나이 들어 자식을 여럿 두었는데 환갑날 그 자식들에게 매 맞아 죽었다는 이야기는 뿌린 대로 거둔다는 말의 같은 표다. 환장(換腸)을 해서 보이는 게 없었나?

생각과 마음과 넋(魂)과 피와 몸과 행동은 항상 같은 길을 간다. 바르고 건전하고 바람직한 생각의 길에 들어서면 스스로 삶의 보람을 만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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