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황진현 내포·홍성주재 부장

예로부터 용은 권력이자 부의 상징이었다. 즉 용은 신성한 왕권, 절대 권력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조선시대 임금의 얼굴을 용안이라 하였고 입은 옷을 용포라 했다. 또 임금의 지위를 용위라 했고 흘리는 눈물은 용루라 지칭했다. 용은 한 나라를 이끄는 왕의 상징물이기도 하다.

그런데 용에는 종류가 다양하다. 잠룡, 비룡, 현룡 등이 그것이다. 잠룡은 아직 승천하지 않은 용을 뜻하며 현룡은 세상으로 나와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려는 용이다. 비룡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 하늘 높이 날아가는 용이다. 용인 척 행사를 하는 이무기도 있다.

바야흐로 선거의 계절이다. 내년에 대선과 지방선거가 치러지는 만큼 정치인들의 총성 없는 치열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승리를 위해 사활을 건 전쟁의 서막이 한창 진행 중이다. 전쟁이 시작되면서 수 많은 용들이 저마다의 능력을 발휘하면서 비룡의 꿈을 이루기 위해 꿈틀거리고 있다. 하늘로 승천하는 용처럼 이들의 최종 목표는 단연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것이다. 대선의 여파가 지방선거에 절대적으로 미치는 만큼 득실을 따지거나 관망을 하고 있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아직까지도 어느 쪽에 줄을 서야 할지 고민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황진현 내포·홍성주재 부장
황진현 내포·홍성주재 부장

누군가는 승자의 미소를 짓겠지만 다른 누군가는 패자의 눈물을 보일 수 밖에 없는 싸움이다.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비룡이 될 지, 용인 척 행사만 하는 이무기로 남을지는 스스로의 행보에 달렸다. 그런데 요즘 정치판은 이도저도 아닌 듯 싶다. 공정한 경쟁으로 국민들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데 오히려 국민들의 관심은 누구를 선택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아니라 누가 어떤 내용으로 혼란을 가져다 줄지가 관심사가 되어버렸다. 안 그래도 역대급 비호감 선거라 관심사가 떨어지고 있는 판에 굳이 이를 다시 한 번 더 상기시켜주고 있는 게 우리 정치의 현 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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