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정봉길 제천·단양주재 부국장

〔중부매일 정봉길 기자〕내년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제천시장 후보들이 '낮은 포복'으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여·야 모두가 선거 운동을 최소화 하자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여기에 더해 내년 3월 대선을 코앞에 두고 있어 후보들의 운신의 폭이 점점 줄어가는 모양새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선거운동을 안할 수만은 없다. 승기를 잡기 위해 후보들은 몸집은 작게 하고 빠른 발놀림으로 초석을 다지는 분위기다.

그중에서 후보들이 가장 공을 들이는 것이 바로 '선거사무소'를 어디에 정하느냐다. 이른바 '선거 명당'을 어디로 잡느냐에 따라 당선여부를 결정지을 수 있다고 여기는 듯 싶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 현수막과 간판이 사방에서 보일 수 있는 곳, 예전 당선자를 배출한 사무소. 이런 공간들을 찾기 위해 후보들은 애를 쓴다.

현재 후보들의 '베이스 캠프'는 어느 정도 진용을 갖춰진 형국이다. 특히 '국민의 힘' 후보들이 선호하는 '명당'이 제천시 '명동 사거리'로 집중돼 있어 눈길을 끈다.

먼저 최명현 전 제천시장은 명동사거리 잭니클라우스 3층에 자리를 잡고 선거 출마 담금질에 들어갔다. 김창규 전 아제르바이잔 대사 또한 명동사거리 윤순영패션 2층에 둥지를 틀었다. 이곳은 20대 총선에서 권석창 전 국회의원이 당선됐던 사무실이기도 하다. 이찬구 제천시민협의회 대표도 명동사거리 한기정 산부인과 1층, 4층에 캠프를 차리고 본격적인 선거 모드에 돌입했다.

'국민의 힘' 후보들 모두가 선거 명당으로 '명동사거리'를 선택한 셈이다. 일부 후보들은 선거명당의 조건에 부합하는 '현수막이 눈에 잘 띄는 점, 유동인구가 집중된 점' 등을 들어 여기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해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은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자리를 고수했다.

이상천 제천시장은 시민회관 맞은편 병원 2층에 사무실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동사거리와 한 블록 떨어진 부성건물 2층(복개천)을 사용 중인 이근규 전 제천시장도 '출마 선언'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장인수 전 더불어민주장 정책위부의장은 국민은행 사거리 의림세무회계사 2층을 계약해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풍수지리설에서 '명당'은 좋은 기운을 가진 땅을 말한다. 산과 물이 조화돼 밝고 따뜻하며 사람의 삶을 감싸 안을 수 있는 땅이 '명당'이다. 그렇다고 마냥 '선거명당'에만 의존하면 말짱 도루묵이 될 수 있다.

정봉길 제천·단양주재 부국장
정봉길 제천·단양주재 부국장

흔히들 쓰는 '가장 높이 나는 새가 가장 멀리 본다'는 미국 소설가 리처드 바크의 말처럼, 당장 코앞의 현실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남보다 열심히 뛰고 멀리 내다보고, 시민들에게 와 닿는 공약을 펼치는 진심이 우선시 돼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선거 명당' 잡기보다는 다양한 정책과 노력으로 유권자 마음 잡기에 더 신경 쓰는 게 좋다는 뜻이다. 이를 실천한다면 '선거명당'을 떠나 반드시 값진 성과를 얻을 수 있다. 과연 어떤 후보자가 이런 노력들과 좋은 기운을 받아 제천호를 이끌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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