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류시호 시인·수필가

그지난 늦가을 괴산 산막이옛길과 쌍곡계곡, 괴산 트리하우스 가든, 그리고 곤지암 화담숲을 갔다. 산막이옛길은 충북 괴산군 칠성면 외사리 선착장 입구에서 산막이 마을까지 10리 길이며 도보로 1시간 거리이다. 괴산군 칠성면은 필자가 서울에서 기업체에 근무하다 명퇴 후, 교원 임용고시를 거쳐 교육공무원(교사)으로 근무한 곳이다.

산막이옛길은 괴산댐 호수를 끼고 산모롱이 따라 옛길 구간을 나무받침(데크)으로 복원해 자연미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그 아름다움에 이 길을 찾는 사람은 누구나 반하게 한다. 그리고 아침 일찍 댐을 따라 걷다 보니, 호수에 물안개가 자욱해 시심(詩心)이 발동했다.

'만추의 계절/ 괴산댐 호수에 올라/ 푸른 빛 강물 바라보면/ 물안개에 쌓인/ 아름다운 기억 떠오른다/(중략) 괴산댐 호수/ 산막이 옛길 걷다 보니/ 풍광이 아름다운 산골에서/ 글쓰기 힘 쌓으며/ 백일장, 그리기 대회/ 추억이 잠든 학교가 그립다.'(-산막이 옛길에서)는 습작 시로 퇴고 중이다.

이어서 이곳에 근무할 때 자주 갔던 쌍곡계곡을 오랜만에 갔다. 분교가 있던 자리는 충북교육청 쌍곡휴양소로 바뀌었고, 경치를 감상하며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이 계곡은 괴산군의 칠성면 쌍곡리에 있는 곳으로, 보배산·군자산·칠보산 등으로 둘러싸인 계곡으로 괴산 8경의 하나이다. 옛날에는 이곳을 쌍계라 불렀고, 조선 시대 이황, 정철 등 유학자와 문인들이 이 지역 경치를 좋아하여 노닐었다고 전한다.

숙소인 곤지암 리조트에 와서 저녁을 먹고, 가져간 기타로 부부가 요즘 새롭게 배우고 있는 악보연습을 했다. 리조트의 자연 친화적인 정원을 산책하니 맑고 쾌청한 냇물 소리에 스트레스가 날아갔다. 아들이 가끔 예약을 해주는 곤지암 리조트는 북미 스타일로 이국적인데다가 단지를 관통하는 생태하천, 경기도 최대 규모의 스키장과 국내 최초로 도입된 데스티네이션 스파 등 특급호텔을 능가했다. 특히 리조트 내 생태하천은 천연 지형을 최대한 살려 폭포와 냇가, 저수지 등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조성했다.

다음 날 아침 화담(和談)숲을 갔다. 상쾌한 기분으로 걸어서 숲 정상까지 올라갔다. 곤도라를 안 타고 올라가니 놓치기 쉬운 자연경관을 많이 볼 수 있다. 이 숲은 식물의 생태적 연구와 보전, 생태체험을 할 수 있도록 조성한 수목원이다. 이번에는 자작나무 숲과 소나무 숲을 집중적으로 보았고, 특히 분재원에서 각종 분재를 유심히 관찰했다. LG그룹 가족들이 분재를 사랑해 기증한 50~90년생 희귀 분재를 많아 나들이객이 감상할 수 있다. 그리고 잘 가꾸고 있는 각종 국화꽃을 보며 코로나에 지친 마음도 달랬다.

류시호 시인·수필가
류시호 시인·수필가

산막이옛길과 화담숲을 여행하면서 책을 통한 지식도 중요하지만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이라고 보면서 직접 경험하는게 더 좋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된다. 이집트의 수도승은 고향을 떠나 사막에 살면서 침묵으로 득도를 했다. 우리 모두 여행을 하면서 믿음, 생각, 행동, 좋은 습관을 통해 행복의 지혜를 얻었으면 좋겠다. 행복은 저 멀리가 아니라 아주 가까운 곳 우리 마음속에 있음을 잊지 말자.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