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s are Leaders 신문을 읽는 이유죠"

천승진 운천초 교사 /김명년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1인 모바일 시대, 영상으로 쉽게 정보를 접하는 시대가 됐지만 신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젊은 구독자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중부매일이 창간 32주년을 맞아 중부매일이 태동한 1990년도에 태어난 32세 청년 구독자 천승진씨를 만났다. 그는 고등학교 때부터 신문을 접하고 현재는 초등학생을 가르치는 교사로서 아이들에게도 신문의 중요성을 전파하고 있다. 천승진 교사를 만나 지역신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 편집자

"지역신문은 중앙 신문들보다 따스하고 친근해요. 제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이고, 또 저와 관련있는 업무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으니까요. 영상은 제가 끌려다니는 느낌이지만 신문은 제가 이끌어가는 느낌입니다. 신문협회의 구호이기도 한 'Readers are Leaders'가 아주 잘 표현해 준 것 같아요. 그래서 신문을 읽는거죠."

천승진 씨는 청주 운천초등학교에 근무하는 8년차 교사다. 경북 구미가 고향인 그는 고등학교 때 경북의 지역신문인 매일신문을 접하고 신문을 읽기 시작했다. 이후 청주교대로 대학 진학 후 중부매일을 접했고, 군대에서도 계속 신문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군 제대 이후 중부매일을 가까이 하며 지역과 가까워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천 교사는 "신문을 읽으면 사회 현상이나 시사 등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되고 신문을 통해 그 부분에 대해 이해가 높아지는 계기가 된다"며 "지역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다보니 중부매일에 게재되는 교육 기사도 꼼꼼히 읽고 있다고 했다.

천승진 교사가 담임으로 있는 운천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이 만든 나라소개하기 신문.
천승진 교사가 담임으로 있는 운천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이 만든 나라소개하기 신문.

"교육청에서 학교로 공문이 오긴 하지만 담당자가 아니면 모를 수 있는 사안도 중부매일을 보면서 충북 교육의 흐름을 알 수 있어서 좋더라구요."

천 교사는 교육 뿐 아니라 경제와 스포츠 분야에도 관심이 지대했다. 지금도 일어나면 가장 먼저 살펴보는 것이 스포츠 관련 기사다.

그는 "중앙지는 큰 사회적 흐름을 알 수는 있지만 나와는 좀 동떨어진 느낌이랄까? 그런데 지역신문은 내 옆에 있는 이야기, 내 주변의 이야기로 따스하고 친근하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자신이 이렇게 중부매일과 같은 나이로 창간호 인터뷰를 하는 것도 신기하고 기쁘다"며, 이를 계기로 주변 사람들에게 더욱 중부매일을 알려야겠다는 센스있는 발언도 이어갔다.

천승진 운천초 교사 /김명년

천 교사는 영상보다는 신문의 장점을 높이 평가했다.

"영상 뉴스는 흐름이 정해져 있는데 영상을 볼 때면 제 자신이 끌려다니는 느낌이 듭니다. 그런데 신문은 제가 읽고 싶은 부분을 선택해서 읽을 수 있고 쟁점을 찾아가다보니 제가 이끌어가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그는 영상 매체에 익숙해 독서를 안하는 학생들에게도 신문을 통한 문해력 키우기에 앞장서고 있다.

천 교사는 학생들과 함께 코로나19 시대에 랜선 세계여행을 위해 자기가 소개하고 싶은 나라, 족보 만들기(가족 신문) 등 신문제작을 해보는 등 아이들이 신문과 가까워지도록 노력하고 있다.

천 교사는 "아이들이 신문을 제작하면서 어떤 글씨를 크게 할지, 신문 제호는 무엇으로 정할지, 사진은 어떤 것을 넣을지 등을 생각하며 신문 제작에 대한 이해도 배우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신문보다 모바일을 통한 뉴스를 많이 접하는 학생들을 보면 이제 종이신문도 시대에 맞게 변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아이들이 신문을 접하지 않는 이유를 생각해 봤어요. 아이들은 신문을 '고전적 유물'이라고 생각하며 어른들이나 읽는 것으로 치부하는 것 같아요. 중부매일도 신문 사이즈를 대판에서 베를리너 판형으로 바꾸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시대적 변화에 2030 세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도전이 있다면 훨씬 젊은 신문, 또 모든 세대와 함께하는 이미지 구축에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분별한 정보의 홍수속에서 아이들이 정확한 정보를 가려낼 수 있는 판단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검증된 매체의 기사를 접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천 교사는 교육현장과 지역언론의 역할을 빗대어 설명하기도 했다.

천승진 교사가 담임으로 있는 운천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이 만든 나라소개하기 신문.
천승진 교사가 담임으로 있는 운천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이 만든 나라소개하기 신문.

"학교에서도 학생과 학부모에게 가정통신문을 통해 학교의 업무를 알리고 협업하고 있잖아요. 중부매일도 마찬가지 같습니다. 32년 동안 지역주민들과 관·기업을 이어주는 역할을 한 거잖아요. 중부매일이 중부권 지역의 소통 창구가 되듯이 저도 앞으로 아이들에게 지역신문의 중요성과 역할에 대해 많이 알리고 싶습니다."

'따라하지 말고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 가야 한다'라는 빌 게이츠의 말을 새기며 살아간다는 천 교사.

"중부매일도 중부매일만의 기사,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아이템, 아이들도 찾는 신문이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창간 32주년 축하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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