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김학수 농협중앙교육원 교수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곧 민족의 명절인 설날이다. 어린 시절 설날이 되면 으레 설빔을 곱게 차려입고 고향에 귀성한 가족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풀어놓는 세상사는 이야기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그저 즐겁기만 했다. 그러나 3년 째 접어들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올해도 어김없이 '비대면 설날'이 될 것 같다. 직접방문을 자제하고 세배도 온라인으로 드려야 할 판이다. 실제 방역 조치 강화로 귀성을 포기하고 개인휴식과 여행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

최근 모 숙박사이트에서 설 연휴기간 예약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호텔 연박 건수가 지난해 설 연휴보다 11배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반면 '비대면 설'을 맞이하다 보니 고가의 선물을 찾는 사람들은 오히려 늘었다. 귀성비를 아끼는 대신 선물비용을 늘인 까닭이다.

특히 설을 앞두고 제수용품과 선물용으로 인기 있는 농축산물에 대한 관심이 예년보다 높아 보인다. 마침 직무 관련 공직자 등에게 허용되는 농축수산 설 선물 가액이 20만 원으로 상향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다른데 있다. 바로 농축산물의 '원산지 허위표시' 문제가 그것이다.

설 대목을 틈타 수입농산물을 국산으로 속여 판매하는 부정 유통행위가 우려되는 게 현실이다. 원산지 허위표시는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하는 범죄다. 비단 처벌의 문제가 아니다. 농축산물 소비 촉진을 위해 어렵게 개정된 청탁금지법의 취지가 퇴색될 수 있어 더욱 그렇다. 당장 눈앞의 이익에 급급해 자신의 양심을 팔아선 안 되는 이유다.

김학수 농협이념중앙교육원 교수<br>
김학수 농협중앙교육원 교수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맞는 '비대면 설'을 앞두고 '원산지허위표시' 근절에 우리 모두 감시자가 되자. 우리의 농업과 우리 농축산물의 소비를 우리가 지키자는 것이다. 농산물 유통질서를 확립하고 생산자 및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 말이다.

키워드

#독자편지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