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고려신문서 33년 동포 삶과 애환 담아…옥천 출신 부친 강제징용

〔중부매일 김홍민 기자〕부친 고향이 옥천인 이예식 새고려신문(러시아 사할린) 사진기자가 사할린주 정부로부터 33년간 한인 사회를 알려온 공로를 인정받아 표창장을 받았다.

이예식 기자(73)는 옥천 출신인 부친이 탄광으로 강제 징용된 후 사할린에서 태어난 한인 2세다.

25일 새고려신문에 따르면 사할린주 정부는 지난 18일 '러시아 출판의 날' 기념식에서 이 기자 등을 우수 기자로 선정해 상장을 수여했다.

상장 수여식에서 발레리 리마렌코 주지사는 "언론은 사회를 굳건히 단결시킬 수도 있고 분열시킬 수도 있는 힘이 있다"며 "표창장을 받게 된 기자들은 객관적인 보도를 견지해 정부와 사회를 이어주면서 주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했다"고 격려했다.

이 기자는 일제 강점기 사할린으로 강제 징용됐다가 돌아오지 못한 한인 1세대와 후손의 삶을 카메라에 집중적으로 담아왔다.

대학에서 건축학을 전공했지만, 사진의 매력에 빠져 졸업 후 구소련 매체들의 지역 통신원으로 활동하다가 1999년 새고려신문사로 이직했다.

2016∼2017년에는 서울과 부산에서 한인들의 생활상과 영주귀국 모습 등을 담아 사진전을 열었고 사진집도 발간했다.

지난해에는 사할린주기자협회 추천을 받아 사할린주가 사회공헌자에게 포상하는 기념배지를 받았다.

이 기자는 "사할린 한인은 일제 강점기에 끌려와 패전 후 남겨졌고, 냉전 시대에는 귀향길이 막힌 채 힘들 삶을 살아오면서도 정체성을 지켜왔다"며 "이들의 삶을 역사로 남긴다는 사명감으로 힘닿는 데까지 기록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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