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개里 47개 마을과 사람을 잇는 '소통 플랫폼' 생겼다

12개리 47개 마을의 소식을 전담하게 될 12명의 '이월신문' 기자단
12개리 47개 마을의 소식을 전담하게 될 12명의 '이월신문' 기자단

[중부매일 송창희 기자] 넓고 지름진 들녘을 품고 있는 진천군 이월면(면장 정덕희)은 예로부터 풍요롭고 인심이 후해 '화풍이월(和風梨月)'이라 불리고 있다. 이월면의 넓은 들에서는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생거진천쌀과 수박, 파프리카, 토마토, 오이 등이 생산되고 있으며, '좋은 장미를 구하려면 진천으로 가라'는 말이 있을만큼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화훼산업이 발달해 있다. 최근에는 이월농공단지, 이월전기전자농공단지 등에 300여개의 기업이 입주해 활발한 산업활동을 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이월면 주민들의 삶의 이야기가 담긴 마을신문인 '이월신문'이 창간돼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월 1일 창간호를 발간한 '이월신문'은 12개리(里) 12명의 주민기자가 전하는 다양한 소식을 매개로 마을과 사람을 잇는 새로운 소통과 화합의 플랫폼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편집자


 

김종칠 서예가가 '제호' 휘호

'이월신문'은 지난해 도시재생예비사업을 진행하면서 "우리도 지역 구석 구석을 알리는 마을신문을 만들어 보자"는 황승종 위원장(송현마을 이장)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모집공고를 통해 선발된 주민기자 12명은 마을 미디어의 이해, 취재, 인터뷰, 사진촬영 기법과 기사 작성, 제목 뽑기 등의 교육을 수료하며 주민기자로서의 역량을 강화했다. 이후 기자단은 창간준비호를 9월과 11월 두차례 발행하며 현장에서의 실전취재 방법을 익혔다. '이월신문' 제호 휘호는 이월면 출신인 서예가 무각 김종칠 씨가 맡아 힘을 보탰다.

'이월신문' 창간호
'이월신문' 창간호

주민기자단은 황승종, 최은자, 여점숙, 강정애, 김영순, 김인환, 김한성, 신희숙, 조평옥, 심재성, 이호영, 최용선 씨이며, 농업인, 축산인, 식당, 떡방앗간 운영, 농협이사, 교수 등 직업군도 다양하다. 이들은 이월면 12개리 47개 마을 주민들의 소소한 생활이야기와 마음 따뜻한 미담, 마을의 불편사항 등을 전달하게 되며, 지난해에 이어 진행되는 도시재생활성화사업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격월로 발행되는 '이월신문'은 편집자문위원회도 구성했다. 정덕희 면장을 발기인으로, 자문위원장에는 황승종 이월신문 주민기자단장이, 자문위원에는 이종찬 전 면장, 신성순 이월우체국장, 안병진 이월초 교장, 신영우 이월면지편찬위원장이 위촉됐다.


 

신문광고·후원금 등으로 응원

"장양정 우물은 언제 어떻게 생겨난 걸까", "4대가 한 집에 사는 가정의 힘은 무엇일까", "110세 할아버지의 장수 식단은", "우리 지역 출향인 이야기도 신문에 담아보면 어떨까".

장양정 축제
장양정 축제

주민기자단의 편집회의가 거듭되면서 신문제작에 대한 아이디어도 쏟아져 출향인들의 소식과 구인·구직정보, 동네 경조사까지 더하자는 의견이 제시되는 등 벌써부터 '이월신문'이 지역 공동체 결속과 소통의 새로운 구심점이 되고 있다. 또 기자를 꿈꾸는 어린이들을 선발해 '소년기자단'도 운영할 계획이다.

이처럼 지역신문 발행이 주민들의 큰 호응을 얻으며 발행 부수도 1천부에서 2천부로 늘어났지만, 증면에 대한 요청이 많아 현재 4면에서 8면 발행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출향인들에게도 큰 반향을 일으키며 신문광고와 후원금이 답지하고, 고향마을에 피아노 기탁, 경로당 연료비 지원, 쌀 기탁 등 훈훈한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지역현안에 대한 의견제시도

창간준비호와 창간호까지 총 3회 발행된 '이월신문'에는 주민기자 12명의 교육과정을 비롯해 송기섭 군수와 김성우 의장·주민들의 창간축하메시지, 이월면 자율방범대의 코로나19 방역활동, 다문화가정 탐방, 우리집 손맛 레시피, 이월의 가볼만한 곳 등의 다양하고 알찬 소식들이 실렸다.

국토대청결운동.
국토대청결운동.

또 충북혁신도시로 이전하면서 폐교가 된 상신초등학교의 활용방안과 오는 3월 준공을 앞두고 있는 이월근린공원 시설 소개, 백원서원 회복 서명운동에 대한 칼럼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를 실어 눈길을 모았다.

'이월신문' 발기인 정덕희 면장은 "1천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월면의 마을신문 창간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이월신문을 통해 우리 주민들이 더 단단하게 결속하고 새로운 지역문화의 지평을 열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인터뷰] 정덕희 이월면장

"지역의 어르신을 내 부모 모시듯 하고, 주민들을 형님, 누나, 동생처럼 생각하며 살피고 있습니다. 이것이 인심좋고 살기좋은 '화풍이월'의 미덕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7월 고향에 부임한 정덕희(55) 이월면장이 세심하고 정성을 다하는 면정(面政) 구현에 앞장서고 있어 주민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정덕희 이월면장
정덕희 이월면장

그는 어릴 적부터 나고 자란 이월을 한번도 떠난 적이 없어 지역사정에 밝고 그만큼 지역에 대한 애정도 깊다.

1993년 진천군 사회복지 공무원으로 공직사회에 첫 발을 내딛은 정 면장은 그동안 지역 주민들의 복지증진을 위해 헌신해 왔다. 특히 그는 농촌지역 어르신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우리동네 통합돌봄 거점돌봄센터 운영, 사회적 농업과 돌봄을 연계한 농촌형 돌봄모델 개발, 주거·보건·의료·요양·돌봄 등 다양한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생거진천형 통합돌봄 서비스' 구축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 '2020년 한국공공복지대상'에서 복지행정 분야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같은 지역 특성에 맞는 복지사업을 기획·추진해 온 업무 능력과 현장의 경험을 이월면에 녹여내고 있는 정 면장은 특유의 친근한 리더십으로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주민들과 만나고, 민감한 민원사항에도 유연하게 대처하며 상생의 해결방안을 모색해 주민과 직원들로 부터 '홍길동 면장', '열혈면장'으로 불리고 있다.

한때 8천700명에 이르던 이월면 인구가 현재 7천200여명이어서 안타까움이 크다는 그는 '인구 8천명 시대 재진입'의 초석을 놓는데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이월면은 올해 주요 사업으로 장양천 지방하천 정비사업, 송림리 스토리창작클러스터 조성, 이월 시장2구마을 인도설치공사, 이월행복주택옆 도시계획도로 개설공사, 이월다목적체육관 건립 등을 추진하게 된다.

이와 함께 아동·청소년 돌봄센터인 '이월 꿈동산' 조성과 금호아파트 건설 사업으로 젊은 층 유입을 위한 정주여건과 인프라를 확충하고, 장양정축제와 화풍이월 꽃길 조성사업을 중심으로 마을의 전통을 살리는 공동체 회복운동에 나설 예정이다.

화풍이월 꽃길 조성사업
화풍이월 꽃길 조성사업

'이월면을 위해 오늘은 무엇을 할까, 내일은 무엇을 할까'하는 생각에 하루가 짧다는 정 면장은 "주민들이 잡아주는 투박한 손과 인정스런 말투에서 고맙다는 온기가 전해질 때 더 잘해야겠다는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며 "그런 사랑과 응원에 보답하기 위해 지역 발전과 주민 행복을 위한 체감형 행정을 성실하게 펼쳐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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