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을 더 많이 알리고 건강한 영향력 주는 댄서 되고파"

여고생 댄스 서바이벌 프로그램 '스트릿댄스 걸스 파이터'에서 남다른 춤사위와 흥으로 시청자들을 매료시킨 안지민 양이 본보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명년
여고생 댄스 서바이벌 프로그램 '스트릿댄스 걸스 파이터'에서 남다른 춤사위와 흥으로 시청자들을 매료시킨 안지민 양이 본보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명년

[중부매일 박은지 기자]지난해 프로그램 중 단연 화제는 '오징어게임'과 '스트릿 우먼 파이터'다. TV속으로 들어온 스트릿댄스 문화에 대한 관심은 댄서들에 대한 일종의 신드롬으로 현재진행형이다. 특히 '스트릿우먼 파이터'의 우승자이자 청주출신인 홀리뱅의 리더 허니제이도 "원래 청주사람들이 춤을 잘 춘다"고 추켜세워 눈길을 끈 바 있다. 올해 1월초까지 방송된 여고생들의 댄스 서바이벌 프로그램 '스트릿댄스 걸스 파이터'를 통해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은 여고생이 있다. 왁킹댄스에 대한 열정과 재기발랄한 모습을 선보이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낸 청주 일신여고 재학중인 안지민(18)양이 그 주인공이다. 그녀를 만나 댄서를 시작하게 된 계기와 방송출연과정, 향후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 편집자
 

2019년8월 설성문화제 청소년 가요댄스대회
2019년8월 설성문화제 청소년 가요댄스대회

"엑소, 레드벨벳 등 아이돌음악, 일명 K-pop(케이팝)을 듣고 자라며 방송댄스를 알게됐다. 중2때 음성 청소년문화의집에서 왁킹댄스를 접하고 스트릿댄스 매력에 빠지게 됐다. 그곳은 청소년들이 무료로 접할 수 있는 문화시설과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있었다. 그 중 댄스장르가 있었는데 선생님들이 일주일에 한번씩 방문수업을 해주셨다. 거기서 8달 정도 배우다가 서울로 올라가 본격적으로 배우러 갔다. 왁킹이라는 춤은 시각적으로도 매력적인 춤이지만 직접 출 땐 더 흥미롭고 즐거운 춤이다. 지금 느끼고 있는 나의 감정을 춤으로 표현해낼 수 있다는 게 왁킹의 가장 큰 매력이자 장점인 것 같다."

왁킹(Waacking)은 1970년대 로스엔젤레스의 게이클럽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디스코 음악에 최적화 돼 팔동작을 회전하며 포즈를 취하며 풍부한 표현력에 중점을 둔다는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제 춤과 왁킹이라는 장르를 알리고 싶어서 방송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 또 방송출연한 클루씨(K.L.W.C (Korea locking waacking crew)의 줄임말) 멤버들과 성인이 되기 전 잊지못할 추억을 만들고자 출연하게 됐다.클루씨팀은 군산, 대구, 세종, 정읍 출신으로 구성됐는데 여고생 중 춤 좀 춘다는 친구들이 뜻을 모아 결성하게 됐다. 방송 출연하면서 멘토였던 라치카팀의 가비선생님이 가장 좋은 리더라고 생각했다. 무대의상도 사주시고, 매번 연습때마다 잘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으셔서 너무 행복했다."

안지민양은 일주일 중 3일 이상을 서울로 올라가 연습하고 있다. 그녀의 춤을 가르치고 있는 이윤지씨 때문이다. 그녀의 선생님 역시 '댄싱 9'이란 프로그램에 출연한 바 있다. 청주에 있는 수많은 댄스학원을 뒤로 하고 굳이 서울을 오가는 이유에 대해 물었다.

"학원에서도 댄스배틀이 많이 열리고 지역에서도 춤을 배우는 기회가 물론 많다. 하지만 우선 제 성향상 학원이란 공동체생활이 조금 맞지 않는 것 같았다. 인간관계에 부딪히고 갇힌 듯한 느낌이 들어 단독으로 연습하고 있다. 서울로 가면 배움의 기회도 많고 스스로 시야가 넓어지는 것을 느낀다. 춤에 대해 더 넓게 배우고 싶다면 서울에서 배우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다만 학원에 소속돼 있지 않다보니 딱히 연습실이 없어서 찾아다녀야 되는 일이 종종 있다. 클루씨 결성 전에는 연습실을 잡아서 만나곤 했고, 방송출연 이후에는 집을 임시로 얻어서 서울에서 살았다."

왁킹댄스를 시작한지 불과 4년여만에 전국적 인지도를 얻게 된 안지민양에게 가족은 든든한 버팀목이자 지원군이다. 증평에 거주중인 안양이 서울을 오가며 춤 연습에 매진할 때마다 부모님은 걱정을 앞세우기 보다 응원에 힘을 실었다. 특히 안양은 친언니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지난 2021년 3월27일 세종 올스타즈 학원 주최 댄스경연대회서 퍼포먼스상을 수상한 안지민양과 저지 3인의 모습.
지난 2021년 3월27일 세종 올스타즈 학원 주최 댄스경연대회서 퍼포먼스상을 수상한 안지민양과 저지 3인의 모습.

"처음 서울로 연습을 간다고 했을 때 부모님이 '위험한 데 왜 가냐'고 반문하시긴 했다. 그렇지만 제가 춤에 대해 진정성을 갖고 대하는 것을 아신 이후에는 터미널을 오가시며 적극적으로 서포트해주고 계신다. 저희 부모님은 춤과는 거리가 먼 분들이고, 굳이 가족 중에 찾자면 고모가 흥이 많으시고 춤을 좋아하신다. 저보다 5살 많은 언니는 특수교육과를 전공하고 현재 임용시험 1차 합격하고 면접준비를 하고 있다. 어릴때부터 몸이 좀 불편했던 언니는 그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심도 많고 특히 끈기가 대단하다. 노력을 통해 사회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는 똑똑한 우리 언니가 너무 자랑스럽다."

방송 이후로 달라진 댄서의 위상에 대해 안지민양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스걸파 파이널 사전 녹화때 클루씨 멤버들과 찍은 사진.
스걸파 파이널 사전 녹화때 클루씨 멤버들과 찍은 사진.

"사춘기가 막 시작할 무렵 댄스를 접하게 됐다. 할 줄 아는 게 춤밖에 없었던 것 같다. 공부는 해도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춤은 내가 생각한 감정과 노력에 대해 고스란히 피드백을 줘 성취감이 컸다. 지금처럼 이런 관심도 언젠가는 댄서씬에 대한 열풍이 식을 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때까지도 춤을 추며 건강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것은 저를 보고 춤을 시작하게 된 친구들에 대한 책임감이기도 하다."

일신여고 2학년 안지민양 담임 허기범 선생님은 "지민이는 학교 생활도 즐겁게 하고 있다. 반에서도 스스로 광대가 돼 분위기를 이끌어줘서 조용했던 반에 생기를 불어넣는 존재"라면서 "지민이는 순수하면서도 당당하고 춤 그 자체를 사랑하고 즐기는 천상 댄서"라고 부연했다.

올해 고3으로 대학진학의 목표를 갖고 있는 안지민양이 생각하는 댄서의 미래와 안지민양이 그리는 스무살 이후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


"스트릿장르의 경우 학원수업도 하고, 배틀도 나가고, 코레오(choreography)하는 친구들은 백업댄스가 되거나 안무가가 된다. 저는 일단 실용댄스과에 진학해서 춤을 더 알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 구체적으로는 백석예대나 서울예대 진학이 목표다. 앞으로 더 바빠졌으면 좋겠다. 스트릿걸스 댄스 파이터 배틀 논란 때 인터넷 덧글 중에 '더 이상 나오지 말라'는 멘트를 보고 오기가 생겼다. 사람들이 저를 더 많이 알아봐주고 어떤 매체이든 저를 더 알리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댄스 열풍의 중심에서 코로나19로 대규모 배틀행사를 못하고 있어 가장 아쉽다는 안지민양.

지난 2021년 3월27일 세종 올스타즈 학원 주최 댄스경연대회서 퍼포먼스상을 수상한 안지민양 배틀 모습.
지난 2021년 3월27일 세종 올스타즈 학원 주최 댄스경연대회서 퍼포먼스상을 수상한 안지민양 배틀 모습.

그녀는 김포에서 열리는 일종의 게스트쇼에 초청돼 또 공연을 준비중이다. 클루씨 리더 이채린양을 포함한 남녀혼성팀 '비나이더'를 통해 새로운 안무를 짜고 조율할 예정이다.

감정기복이 춤에 영향을 미칠까봐 남자친구를 안사귀고 있다고 당당히 말하는 안양.

"아직까진 남자친구는 없어도 돼요. 언젠간 또 만나지 않을까요?(웃음)"라고 말하며 터미널로 발걸음을 옮기는 뒷모습에서 이미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왁킹댄서의 모습이 보였다.

 

-안지민양은

고향:
충북 음성군

가족관계: 아버지, 어머니, 언니

학력: 음성 남신초, 음성여중, 청주 일신여고

수상경력:

2019 Waackers night another 본선진출

2019 I'm the future 퍼포먼스 3등

2019 I'm the future 본선진출

2020 I love waacking 본선진출 & MVP

2020 청주 Fe-story 솔로부분 동상 수상

2021 피키캐스트 댄스릴레이 진행

2021 WSC 본선진출

2021 Young champ 본선진출

2021 군산 새만금 페스티벌 본선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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