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매일 황진현 기자]충남의 독립유공자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년도 보다 116명(7.8%)이 늘어났다. 17개 시·도 중 증가세가 가장 뚜렷하다. 이는 충청남도가 2020년부터 숨은 독립운동가 발굴 사업을 체계적으로 벌인 데서 비롯됐다.

27일 충남역사문화연구원(원장 조한필)에 따르면 독립유공자가 가장 많은 경북은 전년보다 52명이 늘어 2천331명이 됐고 두 번째인 충남은 1천455명에서 1천571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세 번째인 경기도는 6명이 늘어 1천448명이다.

충남에 이어 지난해부터 독립운동가 발굴 사업을 펼치고 있는 전남(1천367명)은 101명이 늘어 경남(1천361명)을 제치고 네 번째로 많은 독립유공자 훈격을 받은 서훈자를 갖게 됐다.

충남도의 독립운동가 발굴 사업은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이 각 시·군 의뢰를 받아 시행하고 있다. 인물 선별의 기준은 국가기록원에서 관리하는 일제강점기 판결문이나 형사사건부 및 시군에 남아있는 수형인명부 등의 수록 여부에 있다. 2020년 예산군청 자료실에 보관된 범죄인명부를 통해 3.1운동 참여자를 발굴했고 2021년 천안시 광덕면과 병천면, 성남면 등에 남아있는 '수형인 명표' 를 통해 3.1운동 참여자 등을 발굴할 수 있었다. 수형인 명표에는 해당 지역출신 수형인 이름과 보안법 위반 등 죄명이 적혀있다.

연구원은 지난해까지 예산, 서산, 서천, 천안 등 5개 시군에서 1천343명을 발굴했고 이중 609명에 대한 공적 조서가 작성됐다. 해당 시군에선 이 공적 조서를 근거로 국가보훈처에 독립유공자 서훈 신청을 했다. 현재 국가보훈처는 천안(195명), 서산(214명), 부여(92명), 서천(21명) 등 총 522명에 대한 서훈 심사를 하고 있다. 이르면 연말 서훈 여부가 결정되면 충남의 독립유공자 수는 또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예산군의 경우 단일 시군으로 가장 많은 38명이 한꺼번에 서훈을 받아 국가보훈처장으로 표창을 받기까지 했다. 올해는 부여(추가 조사), 아산, 홍성 등에서 발굴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2021년 연구사업의 성과로 천안 출신으로 정미의병에 참여해 징역 10년을 언도받은 김무진, 김영규, 아우내장터 3.1운동에 참여해 징역 2년 6월을 받은 김용이 등이 발굴됐다. 또한 서산 출신으로 민종식부대에서 운량관을 담당하여 유형 10년을 언도받은 박두표, 당진 대호지면 3.1운동에 참여해 징역 1년을 언도 받은 권재원 등이 발굴된 것도 큰 성과이다.

발굴사업 담당자인 정을경 책임연구원(한국근대사 전공)은 "명확한 조사를 위해 충남도 전 지역을 동시에 진행하기 보다는 한 해에 2~3개 시군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면서 "사명감을 갖고 최선을 다해 발굴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므로 충남 모든 시군에서 공훈을 받지 못한 독립운동가들이 공적을 인정받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