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시론] 류연국 한국교통대 교수

나라를 부유하게 만들고 군대를 강하게 하는 것은 지도자의 가장 큰 역할이다. 부유한 나라의 국민은 경제적으로 풍요롭게 살 것이고 강한 군대를 가진 나라를 넘보는 미련한 나라는 없을 것이기에 그렇다. 무릇 한 나라의 지도자가 되려는 이는 어떻게 하면 나라를 강병부국으로 변화시키고 유지할 것인가를 늘 고민해야 한다. 나라가 부유하지도 못하고 군대가 약체라면 늘 먹고사는 것이 걱정이고 주변국의 눈치를 보느라 노심초사할 뿐이리라.

동유럽 국가인 우크라이나를 러시아가 지난 24일 침공했다. 우크라이나가 자국의 안위를 위해서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에 가입하려는 것을 러시아는 극력 반대해왔다. 2천여 킬로미터에 달하는 국경을 맞대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게 되면 러시아의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가입시키지 않겠다는 것을 약속하라며 압박을 가했지만 나토는 이를 거부했고 급기야 러시아는 국경을 접하고 있는 동·남·북에서 우크라이나를 포위하고 침공한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에 파병하진 않고 군비를 지원하는 형태를 보여 왔다. 특히 우크라이나의 지도자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코미디언 출신임을 들어 얼마 가지 않아 합병될 것으로 보는 견해가 일반적이었다. 그렇게 되면 친러 정권이 들어서고 러시아의 지배하에 들어가게 될 것으로 보았다.

지난해 아프가니스탄을 텔레반이 점령하려하자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은 카불에서 꽁무니를 빼며 재빠르게 도망쳐서 세상의 비웃음거리가 된 적이 있다. 그런데 국민을 독려하며 스스로 국가수호의지를 보여준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은 달랐다. 전직 대통령도 스스로 총을 들고 순찰에 나섰고 현직 시장인 키예프는 직접 기관총을 들고 러시아군에 대항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애국심을 자극했고 민주주의를 수호해야 한다는 의지를 불태우게 했다. 코미디언 출신 대통령이고 복싱선수 출신 시장이라고 얕잡아 보던 세계 여러 나라들이 우크라이나를 달리 보기 시작했고 무기와 재정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러시아와 푸틴을 비난하는 시위가 줄을 잇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러시아 은행들을 국제 금융결제망인 국제 은행 간 통신협회(SWIFT)로부터 차단하며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렇듯이 지도자의 행동과 애국심은 국민을 단결하여 위기를 극복하게 하기도 하고 나라를 수렁으로 몰아넣기도 하는 것이다. 나라를 진정으로 위하는 지도자를 둔 나라에는 세상의 친구들이 생겨나는 것이고 사적인 이익에 심취되어 국민을 힘들게 하는 나라나 지도자는 배척을 당하는 것이 순리이다. 자유로우며 정의롭고 부국강병을 이룬 나라는 세상 모든 나라의 국민들이 부러워하게 될 것임이 자명하다.

이제 우리도 며칠이 지나면 지도자인 대통령을 선출하게 된다. 부국강병을 이룰 대통령을 선출해야 한다. 우선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유권자인 우리에게 보내온 선거 공보물을 살펴보자. 첫 페이지에 후보자에 대한 이력이 나와 있다. 가장 꼼꼼히 살펴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사실에 기반한 유일한 자료이기 때문이다. 다음 페이지부터는 후보자가 공약으로 내거는 내용들이다. 그야말로 빌 공자 공약(空約)이 될 공산이 다분한 내용들이다.

류연국 한국교통대교수
류연국 한국교통대교수

지금껏 후보자들이 주장하는 내용들을 유세를 통해서 들어보았고 토론을 통해서 살펴보았을 것이다. 또한 그들이 어떻게 지난날을 살아왔는지를 살펴야 한다. 그들의 생활 철학과 방식이 대통령이 된다고 해서 쉽게 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제왕이 되려 해서는 안 된다. 훌륭한 인재를 장관으로 등용하고 그들에게 일을 맡길 줄 아는 대통령이면 된다. 지난 대통령들처럼 지당대신들을 옆에 두고 권한을 오로지 하려는 대통령을 선출하지 말아야 할텐데 걱정이다. 부국강병을 실현하는 대통령이길 기대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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