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정구철 충북북부본부장

역대 유례없는 진흙탕싸움 속에 치러진 20대 대통령선거가 끝났다.

이번 선거는 초반부터 여야 거대 양당 후보자들을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과 가족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선거기간 내내 양보 없는 난타전이 이어졌다.

대통령 선거는 국가의 미래비전과 희망을 국민에게 제시하는 최고의 이벤트지만 유독 이번 선거는 치열한 네거티브 경쟁으로 인해 혐오와 갈등의 장이 됐다.

눈을 뜨고 일어나면 계속 새로운 의혹이 터지고 이를 둘러싼 양측의 물고 뜯는 공방이 이어지면서 정책은 실종되고 후보자에 대한 능력 검증은 아예 뒷전이 됐다.

후보자들의 선거유세는 "내가 이렇게 하겠다"는 약속보다는 "너는 이래서 안된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지상파를 비롯한 각 종편방송의 시사프로그램에는 단골 출연자인 정치 입담꾼들이 나와 현란한 말솜씨로 상대 진영을 깍아내리는 데만 혈안이 됐다.

오죽하면 "시사프로그램만 보면 스트레스를 받아 아예 채널을 돌려 버린다"는 사람들이 많이 생겼다.

시사프로그램이 오히려 정치 무관심자를 늘린다는 비난까지 나왔다.

역대급 비호감 대선으로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와 희망은 실종되고 국민들의 실망과 한숨, 탄식만이 난무했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는 진보와 보수 양 진영 간의 대립은 물론, 남성과 여성, 지역간, 세대간 분열 양상도 두드러졌다.

이같은 현상은 자기 진영의 득표에 대한 유·불리를 따져 의도적으로 갈라 치기를 부추긴 각 정당과 후보자 선거캠프가 가장 큰 역할을 했다.

문제는 막판까지 초박빙세를 유지한 두 후보 진영이 선거기간 내내 네거티브 경쟁에만 나섰기 때문에 선거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국민통합을 위해 앞장서야 할 정치권이 자기 진영의 이해관계 때문에 오히려 국민 분열을 유도한 것이다.

보수와 진보로 갈라진 언론마저도 각자 진영논리에 파묻혀 극히 다른 논조와 해설로 유권자들을 갈라놓는데 한몫을 했다.

이런 가운데 불과 70일 정도 후면 전국 동시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까지 치러진다.

또 한 번의 선거를 통해 얼마나 많은 갈등과 대립, 반목이 다시 생겨날지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그동안 국민들에게 끊임없이 좌절과 실망을 안겨온 정치권은 이제 한번쯤은 국민들을 위해 감동적인 모습을 선사할 끼가 됐다.

대선이 끝난 지금, 승자와 패자는 모두 치열한 선거과정을 뒤로 하고 국민통합을 위해 손을 잡아야 한다.

정구철 충북북부본부장
정구철 충북북부본부장

승자는 아량으로 손을 내밀고 패자는 깨끗한 승복으로 손을 잡으며 지긋지긋했던 싸움을 마무리해야 한다.

양 측의 지지자들도 더나은 미래를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

싸움이 아무리 치열했더라도 마무리는 아름다워야 한다.

지금 대한민국은 정점으로 치닫고 있는 오미크론 유행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급격한 국제정세 변화 등 국가적 위기에 놓여있다.

총체적인 위기 극복하기 위해 모든 국민이 함께 나서야 한다.

누구보다 가장 앞장서야 할 대상은 국민들에게 많은 빚을 진 정치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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