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현 칼럼] 한기현 논설고문

인간의 영원한 화두인 불로장생의 기원은 신화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5천년 전 메소포타미아 우록 지역에서 발견된 점토판에 새겨진 설형문자가 최초 기록이다.점토판 문자를 해독한 결과 글자 대부분은 상업 거래 목록으로 밝혀졌다.고고학자는 점토판 한 켠에서 흥미로운 기록을 찾았다. 불로장생을 추구한 인물 길가메시를 그린 서사시다.길가메시는 힘이 센 장사였다.하지만 성격이 괴팍해 신들은 경쟁자 엔키토를 인간 세계로 내려 보낸다.두 인물은 신들의 의도와 달리 친한 친구가 됐다.길가메시는 어느날 엔키토가 죽자 최고 현자인 우트나피팀을 찾아가 친구를 환생시켜 달라고 부탁한다.현자는 친구를 살릴 수 있는 불로초를 알려 준다.길가메시는 바닷 속을 헤맨 끝에 불로초를 구했다.그런데 몸이 지쳐 잠시 졸은 뒤 눈을 떠보니 뱀이 약초를 먹어 버렸다.길가메시는 대성 통곡했다.현자는 "인간에게 주어진 운명을 거역하고 맞서는 것은 허망하다.그리고 그런 행위는 삶의 기쁨을 빼앗을 뿐"이라고 경고했다.

동양은 불로장생을 바라 보는 시각이 서양과 다르다.서양은 신과 인간이 다르다고 여겼다.하지만 동양에서는 인간과 신은 동격이며, 그래서 인간이 노력하면 불로장생할 수 있다고 믿었다.

중국 도교에서는 불로불사하는 5가지 방법이 전해진다. 복약(服藥 신선이 되는 약을 먹을 것), 피곡(皮穀 곡물을 먹지 않을 것) ,도인(導引 기공 체조), 행기(行氣 호흡술), 방중(房中 남녀교접술) 이다.이 중 인간이 가장 많이 시도한 방법은 복약이다.중국 역대 황제들은 불로초를 찾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썼다.

중국 최초 통일왕국을 세운 진시황제는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선남선녀 3천명을 신선이 산다는 전설의 섬 봉래산에 보냈으나 찾지 못하고 40대 나이에 허망하게 죽었다.전국시대 제나라 위왕(기원전 356∼320년)과 선왕(기원전 319∼301년), 연나라 소왕(기원전 311∼279년)도 신하를 시켜 발해 삼신산에서 신선을 찾아 불사약을 구해 오게 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현자의 말처럼 인간이 불로장생을 추구하는 것은 허황된 행위지만 인류는 영생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그런 노력으로 불로장생의 비밀이 하나씩 하나씩 풀리고 있다.

지난 1월 항노화 바이오 기업인 엘토스 랩이 미국에서 출범했다, 이 기업은 세포와 장기 생체 시계를 거꾸로 돌려 인체를 회춘시키는 기술, 즉 생명 연장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노벨상 수상자 등 항노화 석학들을 영입했다.하버드대 연구팀도 유전자 조절 단백질을 주입해 세포를 회춘시키는 역분화 기술을 개발, 중년 생쥐의 피부와 장기를 젊을 생쥐와 같은 상태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스탠퍼드대 연구진도 심장과 근육, 뇌에서 회춘 효과를 내는 혈액 성분을 찾아냈다.

한기현 국장대우겸 진천·증평주재
한기현 논설고문

바이오와 유전자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실제로 바이오 기업은 기존 10년 이상 걸리는 코로나19 백신을 1년 만에 개발했다.과학계는 앞으로 10년 만 지나면 노화로 인한 각종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한 노년을 누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정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현실로 다가왔다.이제 100세 시대룰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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