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만 시험… OMR 제출 못할 뻔" 긴장·중압감 수능 방불

17일 청주시 청원구 충북보건과학대학교에서 열린 2022년 국민의힘 공직자 후보 기초자격평가(PPAT)에서 지방선거 충북도 광역·기초의원 공천 신청자들이 예습을 하고 있다. /김명년
17일 청주시 청원구 충북보건과학대학교에서 열린 2022년 국민의힘 공직자 후보 기초자격평가(PPAT)에서 지방선거 충북도 광역·기초의원 공천 신청자들이 예습을 하고 있다. /김명년

[중부매일 정세환 기자] "아유, 이거 시험이 생각보다 어렵네."

대한민국 정치사 최초의 선출직 공직자 후보에 대해 치러지는 시험이 17일 전국적으로 치러졌다.

국민의힘 충북도당도 이날 청주 청원구 충북보건과학대학교에서 지방선거 광역·기초의원 공천 신청자 181명을 대상으로 국민의힘 공직후보자 기초자격평가(People Power Aptitude Test, PPAT)를 실시했다.

이 중 코로나19 확진자와 상(喪)을 당한 각 1명을 제외한 179명이 시험에 응시했다.

시험은 충북보건과학대 품성관의 10개 고사실에서 오전 8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진행됐다.

17일 청주시 청원구 충북보건과학대학교에서 열린 2022년 국민의힘 공직자 후보 기초자격평가(PPAT)에서 지방선거 충북도 광역·기초의원 공천 신청자들이 예습을 하고 있다. /김명년
17일 청주시 청원구 충북보건과학대학교에서 열린 2022년 국민의힘 공직자 후보 기초자격평가(PPAT)에서 지방선거 충북도 광역·기초의원 공천 신청자들이 예습을 하고 있다. /김명년

시험장 풍경은 대학수학능력시험 고사장처럼 이른 아침 시간부터 응원 현수막과 응원가, 응원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날 박경국·오제세 충북지사 예비후보와 이범석 청주시장 예비후보가 응시자들을 격려했다.

또 수능 고사장에서 느껴지는 시험의 중압감과 긴장감도 느껴졌다.

제11대 도의회 최고령 의원인 박우양(영동2)의원은 "거의 50년 만에 시험을 본다"며 "강의와 예상 문제를 토대로 열심히 공부했으니 좋은 결과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7일 청주시 청원구 충북보건과학대학교에서 열린 2022년 국민의힘 공직자 후보 기초자격평가(PPAT)에서 지방선거 충북도 광역·기초의원 공천 신청자들이 고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김명년
17일 청주시 청원구 충북보건과학대학교에서 열린 2022년 국민의힘 공직자 후보 기초자격평가(PPAT)에서 지방선거 충북도 광역·기초의원 공천 신청자들이 고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김명년

반면 홍성각(청주바선거구)청주시의원은 "이번 시험을 위해 오랜 기간 공부했기 때문에 잘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시험을 마치고 나온 사람들 사이에는 당황한 표정과 걱정 섞인 탄식이 가득했다.

청주 타선거구에 시의원 공천을 신청한 송성용 예비후보는 "꼬아낸 문제가 많아서 유튜브 강의를 제대로 보지 않았다면 대부분 문제를 못 풀었을 것"이라 말했고, 청주1선거구에 도의원 공천을 신청한 최정훈 예비후보는 "시험 종료 6~7분 남기고 OMR 교체를 하다가 제 시간에 제출하지 못할 뻔했다"며 식은땀을 닦았다.

17일 청주시 청원구 충북보건과학대학교에서 열린 2022년 국민의힘 공직자 후보 기초자격평가(PPAT)에서 지방선거 충북도 광역·기초의원 공천 신청자들이 예습을 하고 있다. /김명년
17일 청주시 청원구 충북보건과학대학교에서 열린 2022년 국민의힘 공직자 후보 기초자격평가(PPAT)에서 지방선거 충북도 광역·기초의원 공천 신청자들이 예습을 하고 있다. /김명년

또 도의원 비례 공천을 신청한 안지윤씨는 "시험이 많이 어려웠지만, 그래도 70점은 넘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역구 의원 공천 신청자에게는 경선 시 10% 이내에서 득표수에 비례해 가산점을 주는 정도이지만, 비례 광역의원과 기초의원은 각각 70점과 60점을 넘기지 못하면 제대로 공천받기가 어렵다.

이번에 치러진 PPAT는 이처럼 '어렵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시험 자체의 효과에 대해서는 대부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17일 청주시 청원구 충북보건과학대학교에서 열린 2022년 국민의힘 공직자 후보 기초자격평가(PPAT)에서 지방선거 충북도 광역·기초의원 공천 신청자들이 OMR 카드를 작성하고 있다. /김명년
17일 청주시 청원구 충북보건과학대학교에서 열린 2022년 국민의힘 공직자 후보 기초자격평가(PPAT)에서 지방선거 충북도 광역·기초의원 공천 신청자들이 OMR 카드를 작성하고 있다. /김명년

이옥규(비례)도의원은 "갑작스럽게 시행되는 시험이지만, 공부를 하다 보니 꼭 필요한 시험이라 생각됐다"며 "특히 초선 의원들의 의정 활동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민주당의 몇몇 동료 의원들이 부러워하기도 했다"고 자랑스러워했다.

또 유광욱(청주사선거구)청주시의원은 "지방의원은 민원 해결이나 지역 현안 챙기기 위주의 의정 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시험을 준비하면서 외교, 대북 정책, 당헌·당규 등을 공부할 수 있어 좋았다"며 "의정활동에서 하나의 터닝 포인트가 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