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든한 순대국밥처럼 속 채워주는 서민 대변인"

[중부매일 김명년 기자] 오제세 국민의힘 충북도지사 예비후보 /김명년
[중부매일 김명년 기자] 오제세 국민의힘 충북도지사 예비후보 /김명년

[중부매일 정세환 기자] 청와대, 내무부, 청주·인천부시장 등 30년의 행정 경험과 16년의 의정 활동으로 정치 경험을 두루 갖춘 오제세 전 국회의원이 충북의 영업사원으로 돌아왔다. 오 전 의원은 충북에 무엇을 영입하고자 하는지, 중앙에 가서는 충북의 무엇을 내세우려 하는 것일까. 중부매일이 오 전 의원을 만나 밥을 먹으면서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편집자

 

[중부매일 김명년 기자] 오제세 국민의힘 충북도지사 예비후보 /김명년
[중부매일 김명년 기자] 오제세 국민의힘 충북도지사 예비후보 /김명년

"순대국밥이 꽉 막힌 속 푸는 데에는 제격이죠."

봄비가 내린 뒤 날씨가 화창하던 지난 15일 점심, 청주 서원구 사창동의 한 국밥집에서 오제세(73·국민의힘)충북지사 예비후보를 만났다.

인터뷰 장소를 고른 이유를 묻자, 초선 의원 시절부터 즐겨 찾던 곳이라고 한다.

"국회의원 할 때 서울과 청주를 자주 오갔는데, 청주에 오면 하루종일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지역 현안과 민원 해결을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면 이제 밤에 주린 배를 붙잡고, 보좌진들이랑 옹기종기 모여 앉아, 두런두런 얘기하면서 든든하게 국밥 한 그릇씩 먹고 서울로 올라가곤 했습니다."

오 예비후보는 16년간의 의정 활동 동안 '서민의 대변인' 역할을 했다는 평이 많다. 그에게 의원 시절을 물어보니, 김이 모락모락 나는 순대국밥을 한 술 크게 떠먹으면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중부매일 김명년 기자] 오제세 국민의힘 충북도지사 예비후보 /김명년
[중부매일 김명년 기자] 오제세 국민의힘 충북도지사 예비후보 /김명년

"제가 2004년에 의원 생활을 처음 시작했는데, 그때까지도 IMF 여파로 서민경제가 크게 위축돼 있었습니다. 양극화, 저출산, 가계부채 등 서민의 아픔을 덜기 위해 열심히 뛰었습니다. 제가 위로가 됐는지는 몰라도, 지역구민들이 4선까지 만들어주신 것을 보니 열심히는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허허."

한 지역구에서 연달아 4번이나 당선됐던 오 예비후보이지만, 지난 제21대 총선에서는 아예 공천에서 배제됐었다. 대신 공천을 받아 당선된 인사가 과거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보좌진을 지내, 당시 지역 정치권 일각에서는 노영민 비서실장이 권력을 남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었다. 그럼에도 그는 개의치 않는다.

"기회조차 받지 못했는데, 화도 나고 서운하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이제 어찌해야 하나 싶어 마음고생과 방황도 심했습니다. 그때 제가 마음을 다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셨던 분이 이종찬 전 국정원장님이십니다. 후에 당적을 옮긴 데에도 그분 영향이 제일 컸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재임 당시 국가정보원장을 지냈던 이 전 원장은 정무장관, 민주정의당 사무총장 등을 지낸 4선 출신의 전직 거물 정치인이다. 오 예비후보가 청와대에서 근무하던 때에 민정당 원내대표를 지냈던 이 전 원장과의 인연이 시작돼, 이 전 원장은 현재 오 예비후보의 후원회장을 맡고 있다.

"경기고 선배이기도 한 이 전 원장님은 정치적으로나, 인생에 있어서 저의 멘토십니다. 오래 알고 지낸 만큼 막역하기도 하고, 제가 항상 믿고 따릅니다. 윤석열 당선인 캠프에 합류하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해주셨습니다."

인터뷰 당시가 당내 최종 후보를 결정하는 경선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었는데, 민주당 출신인 오 예비후보는 '골수 좌파' 등 다른 경쟁 후보로부터 자주 공격의 대상이 됐다. 당을 옮긴 얘기를 꺼내자, 그는 말을 하다가도 답답하다는 듯이 겉옷을 벗었다.

"소속 정당을 바꾼 것은 개인 이익 때문이 아니라, 민주당의 잘못을 더는 지켜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또 저는 민주당 내에서도 운동권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항상 비주류에 속해 있었습니다. 특별한 당색 없이 지역과 국민을 위해 언제나 합리적인 결정과 판단만을 내려왔다고 자부합니다."

[중부매일 김명년 기자] 오제세 국민의힘 충북도지사 예비후보 /김명년
[중부매일 김명년 기자] 오제세 국민의힘 충북도지사 예비후보 /김명년

정우택 전 지사도 자민련 출신이고, 이시종 현 지사도 본래 한나라당 출신이지 않냐는 오 예비후보의 항변에 억울함이 느껴졌다. 이 지사에 대한 얘기가 나온 김에, '인간 이시종'에 대해 물었다.

"이시종 지사님은 정말 성실하신 분이죠. 그 성실함을 바탕으로 많은 신뢰를 쌓아오셨고, 말 그대로 '타의 모범'이 되는 분이시죠. 다만 12년이라는 긴 도정으로 보면 특별한 업적이 없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그래서 저는 도지사가 돼도 3번은 안할 겁니다. 기관장이 3번 연임하면 추진력이나 행정력이 늘어지기 쉽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세일즈 도지사'를 자처하는 오 예비후보는 도지사가 돼서 어떤 업적을 남기고 싶은 것일까. 그에게 '1번 공약'에 대한 설명을 부탁했다.

"경제는 누구나 다 잘합니다. 저는 문화예술, 관광, 체육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충북의 각 시·군을 매력 있는 도시로 만들겠습니다. 청주의 무심천 일대를 디즈니랜드처럼 바꾸고, 도시 곳곳에 스포츠·생활 체육 시설을 건립할 것입니다. 청주권 외에도 북부, 중부, 남부에서 각 특색에 맞는 발전을 이끌겠습니다."

[중부매일 김명년 기자] 오제세 국민의힘 충북도지사 예비후보 /김명년
[중부매일 김명년 기자] 오제세 국민의힘 충북도지사 예비후보 /김명년

식사를 마치면서 만약 이번 선거에 당선된다면, 취임 첫 날 가장 먼저 뭘 하고 싶은지 물었다.

"지금은 이렇게 선거운동복을 입고 있는데, 그때는 정장을 입고 있겠죠? 퇴근하고 도청을 나서면서 정장을 벗어 던지고, 사랑하는 제 가족들 손을 꼭 붙잡고 도청 근처에 있는 육거리시장을 좀 걷고 싶습니다. 사람 구경도 좀 하고, 장도 좀 보고, 호떡도 하나 나눠먹고 하면서 소소한 행복을 충전하고 싶습니다."

반 세기 가깝게 고위 공직자로 지냈지만, 여전히 소탈한 그의 모습에서 욕심 없이 본연의 업무에만 충실하는 그의 성격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 오제세 프로필

▷1949년 청주 출생
▷청주 교동초, 청주중, 서울 경기고, 서울대 행정학과 졸업, 서울대 도시계획학 석사
▷제11회 행정고시 합격
▷온양시장(관선), 대천시장(관선), 청주부시장, 인천부시장 역임
▷제17~20대 청주시 흥덕구갑·서원구 국회의원,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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