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위한 꽃 피지 않을 것"

배득렬 충북대 교수회장
배득렬 충북대 교수회장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충북을 위한 꽃은 피지 않는 사업이다."

21일 배득렬 충북대학교 교수회장은 '카이스트 오송 바이오메디컬 캠퍼스타운' 사업을 이렇게 정의했다. 그는 '한 분야의 인재를 키워내는 일을 행정적으로 순식간에 이뤄낼 것이라는 생각은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한 명의 과학자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생각해 봐야 한다. 한 아이가 의과학자가 되려면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어떤 교육을 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충북도의 이 사업은 오송에 카이스트 캠퍼스가 생기면, 그곳에서 과학자들이 쏟아질 것처럼 말합니다. 이는 모순입니다."

전반적인 교육인프라에 대한 고민 없이, 캠퍼스만 짓는다면 그 사업은 실패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런 고민을 수십년간 한 우리나라는 교육정책으로 지역거점대학을 만들고, 그 대학에서 나온 인재들이 지역을 이끌 수 있도록 시스템화 해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카이스트라는 특수목적대학을 통해 지역을 살리겠다는 것은 공감되지 않습니다. 도가 당장 성과에만 몰두하다보니 고등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하지 않은 것 같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현재 추진되는 사업의 실체도 불명확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도가 카이스트에 지원하겠다는 부지의 크기가 현재 충북대학교 캠퍼스 부지보다 더 큽니다. 도는 지금 이런 대규모 부지에 무엇을 어떻게 만들어 갈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객관적인 데이터를 제시할 만큼 고민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저 카이스트 이름값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사업을 추진하는 충북이 10년 후 어떤 지역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지 우려스럽습니다. 충북도가 제시한 청사진은 매력적입니다. 도민들 모두가 바라는 미래입니다. 그런데 그 실체가 단 하나도 안 보입니다. 결국 지역의 역량을 스스로 키우지 않고, 외부의 무언가에 기댄다면, 카이스트 오송캠퍼스 역시 충북의 세금으로 다른 지역 좋은 일만 시키는 지역으로써는 실패한 사업으로 남을 것입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