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 학생 꿈 길라잡이

이미지메이킹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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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청주혜원학교는 청주시 상당구 금천동에 위치한 지적 장애인을 위한 공립 특수학교이다.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전공과정이 있으며, 만 3세부터 20세 이상의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1979년 11월 8일 청주특수학교 설립 인가를 받아 1980년 4월 23일 1학년 20명으로 개교했으며 1982년 3월 31일 청주혜원학교로 교명을 변경했다. 현재 323명의 학생들이 재학 중이며 특수교육대상자의 교육적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특수교사들은 장애학생들의 특성에 적합한 교육과정 및 특수교육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나는 교실·즐거운 배움·따뜻한 품성 '자립·자활하는 건강한 사회인 육성'을 기본으로 학생들을 교육하고 생활하는 청주혜원학교 속으로 들어가본다.


 

진로교육 집중 학년 학기제 운영

특수학교에서의 '진로와 직업' 교과는 학생의 요구 및 학교, 지역 특성을 반영해 특색있게 운영할 수 있다.

고등학교 직업교육중 플로리스트 수업 장면.
고등학교 직업교육중 플로리스트 수업 장면.

2021학년도에는 초 5, 6학년을 대상으로 미래 사회를 준비하는 창의 과학 진로프로그램으로 드론, 자율주행, 로봇 공학, 오조봇 수업을 진행해 과학 분야의 체험을 통해 학생들이 몸으로 직접 느끼고 체험하는 학습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중학교 과정에서는 자유학년제 이후 본격적으로 직업교육을 실시하는 고등학교 진학 전 학년인 중 3학년을 대상으로 학생들이 요구했던 다양한 7가지 직업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플로리스트, 쇼콜라티에, 제빵사, 요리사, 원예치료사, 아로마테라피스트, 바리스타 수업을 진행했다.

학생들에게 있어서 교과 수업과 차별화된 활동 수업은 학생들이 흥미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이점 이외에도 장애학생들에게는 더 큰 특별함이 있다. 사회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체험의 기회에서도 기다려줘야 하고 도움을 필요로 하는 장애학생들에게 그 기회는 좁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학교에서 장애학생들만을 위한 체험은 더 값진 시간이다. 전문 강사와 특수교사가 함께 학생들이 충분히 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고, 다른 친구들과 체험 결과물도 함께 공유하면서 사회성도 기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이렇게 반복적인 체험과 경험이 학생들에게는 사회에 적응하는데 필요한 값진 밑거름이 된다.

 

고등학교 직업교육 운영

본격적인 직업교육이 시작되는 고등학교 과정에서는 진로와 직업 교과를 중심으로 특수학교 직업교육 중점학교를 운영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 운영 지원을 하고 있다. 2021학년도에는 고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나를 사랑하기, 성폭력 예방 교육, 직장 내 성교육이라는 주제로 성인권 교육을 실시했다. 화장법, 머리 손질법, 헤어드레서 체험을 주제로 해 이미지메이킹교육을 통해 자신을 꾸미고 관리하는 법을 실질적으로 배울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학생들이 사회인이 되었을 때 꼭 필요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고3을 대상으로 취업을 위한 모의 면접을 준비하고, 학생마다 각자의 상황에 맞게 대답할 수 있도록 교과 선생님들의 협의를 통해 이루어졌다. 학생들은 각 교실에서 각자 준비한 대답을 외우고, 인사 연습을 하고, 바른 자세로 앉아서 대답하는 연습을 하면서 실제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면접과 함께 이루어진 임가공 실습 체험은 '청주예심하우스' 보호작업장과 연계해 진행했다. 학생들은 실제 상황과 가장 비슷하게 임가공 체험(조립 등)을 경험하고 보호작업장에서 하는 일과 직장의 근무환경을 자연스럽게 경험하며 근무에 필요한 기능들을 습득할 수 있도록 훈련했다.

고 3학년 학생들은 학교에서 이루어진 실습과 체험을 바탕으로 유관기관과 연계해 직무 체험도 진행했다. 충북특수교육원 직업직무체험으로 사무행정, 세탁린넨, 포장조립 직무 체험을 하고, 충북발달장애인 훈련센터에서 의류매장, SK표준사업장 행복모아, 제조업 실습, 사서보조 등의 직무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충북 발달장애인훈련센터(사서보조 직무체험)
충북 발달장애인훈련센터(사서보조 직무체험)

가장 좋은 학습은 경험이다. 특히 장애 학생들은 경험을 통해서 가장 효과적으로 배우고 습득한다. 한 번의 경험과 체험이 아닌 직업 중심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초등과정으로 시작해 전공 과정까지 연계해 반복적이고 다양한 체험 및 실습 수업이 이루어진다면 장애학생들에게 분명히 의미 있는 수업이 될 수 있다.
 

전공과 직업교육 운영

전공과는 특수교육대상자의 직업교육 심화를 위해 1993년 한국선진학교, 서울맹학교, 서울농학교의 시범학교를 시작으로 특수학교에 도입해 운영되고 있는 과정이다. 전공과는 그 목적이 확실하기 때문에 수업 연한, 선발 방법, 교육과정 편성 등은 전공과 설치 교육기관장이 정해 지역 및 단위학교의 요구에 따라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다.

청주혜원학교 전공과는 1학년 3학급, 2학년 3학급으로 총 6학급이 있으며, 전공필수 교과(직업준비, 안정된 직업생활, 직업과 자립)와 전공기초 교과(공예일반, 포장조립, 대인서비스, 바리스타, 사무지원) 교육과정으로 편성해 운영되고 있다.

전공과의 가장 중요한 설립 목적은 취업과 자립생활, 전환기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전공과는 장애 학생의 취업 및 직업 재활을 위한 직업 훈련과정으로서 실기 위주의 현장 실습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몇 년째 이루어지고 있는 사업으로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서 주관하는 '교내 일자리 사업'에 참여한 학생들은 교내에서 담임 및 교과 교사가 직접 직무지도원이 되어 지도함으로써 첫 일자리에 좀 더 쉽게 적응하며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해 보기도 한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요구하는 직무인 택배와 청소 등의 직무를 수행하고 일을 하면서 월급도 받고, 직장예절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

학교 안에 설치된 카페 '두드림'에서의 실습과 교내 카페 운영도 학생들에게 좋은 실습의 장이 되고 있다. 전공과 학생은 다른 과정 교사들과 학생들을 대하면서 손님 응대법을 배우고, 주문을 받으며 서비스에 대한 개념을 익히고, 계산을 통해 실생활에 필요한 기술을 익히기도 한다. 학생들에게 교내에서의 실습은 취업을 하기 전 아주 중요한 과정이며 사회로 나아가는 첫걸음이 된다. 
 

[인터뷰] 정우섭 청주혜원학교 교장

청주혜원학교 정우섭 교장
청주혜원학교 정우섭 교장

"학생들이 안전하게 생활하고 자립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해 청주혜원학교로 부임한 정우섭 교장은 특수교육대상자들의 성공적인 사회통합과 진정한 사회인이 되기 위한 교육의 장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 모든 구성원들이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주혜원학교는 일반 교육을 거쳐 자연스럽게 사회에 적응하고 살아가는 일반 학생들과 달리 장애학생들은 사회 적응을 위한 교육과 끊임없는 훈련과 반복을 해야 한다.

정 교장은 "우리 학생들은 비장애 학생들과는 달리 지적 장애를 가지고 있는 학생들이기 때문에 경험도 중요하지만 연습과 훈련이 필요하다"며 "이 과정이 나이와 학년에 맞춰 순차적으로 이루어질 때 사회에서 잘 적응하고 살아갈 수 있는 밑천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외부 활동이 많지 않아서인지 비만인 학생들이 많아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지난해 트램폴린을 설치해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많은 학생들이 여유롭게 이용할 수 없어 안타깝다"고 전하며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면 좋겠다는 마음을 내비쳤다.

또 얼마전 인접한 금천고와의 교류를 통해 특수교육에 대한 공유학습과 비장애 학생들이 특수교육에 관심을 갖고 이쪽으로 진로를 꿈꾸는 학생들이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학교내 일자리 실습
학교내 일자리 실습

모든 과정에서 꿈을 찾아 느리지만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는 우리 아이들, 모든 학생들이 학교 졸업 후 취업이나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교육에 혼신의 힘을 다하는 특수교사들, 학생들의 자립을 지원하며 온몸으로 도움주는 실무원들, 학교를 지원하고 교사들과 학생들을 응원하는 학부모들, 모두가 하나되는 청주혜원학교는 학생들이 희망과 꿈을 키우고 밝은 미래를 준비하는 오늘도 즐겁고 행복한 배움의 터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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