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세환 정치행정부 기자

국민의힘 청주시장 후보 컷오프 결과가 발표되고 며칠 후, 재선에 도전하는 한 전직 청주시의원이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렸다.

시장 컷오프 당한 친구와 아침밥을 먹었다는 내용인데, '친구'가 엉엉 울면서 말했다는 내용이 가관이다.

'늙으신 아부지 엄니 소원이 뺏지 다는 거 보는 거'란다.

공천 과정에서 컷오프 당해 제대로 된 경선 기회조차 받지 못한 속상한 마음에 가까운 지인에게 사석에서 편하게 푸념하고 하소연한 것은 이해할 수 있다.

다만 SNS의 글이 사실이라면, 청주시장이 되고자 하는 이유는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청주시장을 발판 삼아 국회의원이 되고자 하는, 염불에는 뜻이 없고 잿밥에만 마음이 있는 사람이 시정 운영을 얼마나 열심히 할까 싶다.

심지어 정치를 통해 지역구민을 대표해 국가 살림을 책임지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국회의원 '뺏지'를 달아 노쇠하신 부모님 소원 들어드리기 위함이라면 더 실망스럽다.

컷오프 당한 예비후보가 누군지는 SNS 상에서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정말 청주시장에 도전한 이유가 '부모님 소원 이뤄드리기' 하나뿐이라면, 누군지는 몰라도 국민의힘 공관위의 안목이 아주 뛰어난 것이다.

정치인들이 정치를 하는 이유는 각양각색일 것이다.

지역민들에게 봉사하고 싶어서, 내가 제일 잘 할 수 있어서, 훌륭한 정책을 현실에서 반영하고 싶어서 등등.

반면 개인 출세욕, 돈 벌이, 권력욕, 경력 한 줄 채우기 등 주민의 대표를 하찮게 여기며 출마하는 정치'꾼'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정치인들은 왜 정치를 하는가.

정세환 정치행정부 기자
정세환 정치행정부 기자

40일도 채 남지 않은 지방선거가 다가옴에 따라, 출마자들은 스스로에게 이 질문을 끊임없이 곱씹어야 한다.

그 결과, 자신의 속마음이 사회적 지탄을 받을 만한 정치꾼들은 지금이라도 출마를 접길 바란다.

만약 출마를 접지 않는다면, 낙천하거나 낙선하길 바란다. 단순 악담이 아니라, 그게 모두를 위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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