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나인문 대전·세종본부장

2017년 5월 10일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지금, 문 대통령이 말한 '평등, 공정, 정의'는 실현됐을까. 그 물음에 선뜻 "그렇다"고 말할 수 있는 국민이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연재하고 있는 '브리핑에 없는 대통령 이야기' 47번째 시리즈 '한국 경제가 폭망인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아무리 정부 교체기라지만 문재인 정부의 공과에 대한 평가가 너무 인색하다"며 "지나친 성과의 폄훼나 객관적이지 않은 평가는 미래를 위해 매우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박 수석은 또 "'경제는 엉망, 나라는 빚더미, 새 정부는 폐허 위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말을 자꾸 듣다 보면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는 국민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 '경제 주체'로서의 국민을 경제 현실로부터 고립시킬 위험이 매우 크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그의 말을 곧이곧대로 동조하는 국민들이 얼마나 될까 그 또한 의문이다.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무려 28번의 부동산 정책을 쏟아냈지만 대한민국 서민들은 지금 참으로 기막힌 나라에 살고 있기 때문에 그러하다.

서민들의 자금줄을 옥죄고 있는 LTV(loan to value ratio·주택담보대출비율), DTI(Debt To Income·총부채상환비율), DSR(Debt Service Ratio·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용어마저 생소한 그러한 정책으로 서민들의 부족한 자금줄마저 철저히 차단하면서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은 사라진지 오래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강남 집값을 잡으려다가 서울 집값을 다 올려놓고, 부자들을 잡으려다 서민들만 때려잡는 정책을 폈다고 아우성이다.

올해초 문재인 대통령의 마지막 신년사 역시,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황당한 내용들로 가득 찼다. 그동안 부동산 정책 실패 등 국정 혼란과 정책 실패에 대한 반성은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고 외려 권력기관 개혁, 한반도 평화, 경제, 코로나 방역 등에 대해 현실과 동떨어진 자화자찬만 늘어놓았기 때문이다.

나인문 대전세종본부장
나인문 대전세종본부장

문 대통령은 "위기와 격변 속에서 우리 경제는 더욱 강한 경제로 거듭났다"며 "양과 질 모든 면에서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그러한 평가와 달리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은 이제 생존문제를 걱정해야 할 상황에 직면해 있다. 소득 불균형에 따른 계층간 빈부 격차는 오히려 심화되고 국민들은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로 고통받고 있다. 그런데도 양적이나 질적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니, 문 대통령만 딴 세상에서 살고 있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내달 10일이면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다.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면 가장 신경 써야 할 것이 따로 있다. '평등, 공정, 정의'도 좋지만 이제는 '경제'가 먼저다. 제발 먹고 살게만 해달라는 게 국민들의 한결같은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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