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농촌의 미래" ICT농업혁신에 '문화'를 더하다

농업이라는 산업이 미래에도 지속적으로 혁신을 일으키고 발전할 수 있다는 청사진을 제시하는 뤁스퀘어의 옥상 모습. 미로처럼 찾아다니는 재미를 주고 싶었다는 이 공간은 한국적이면서 이국적인 느낌으로 다가온다. / 송창희
농촌의 미래를 보여주는 진천 이월면 뤁스퀘어의 스템가든. 이곳은 삼삼오오 또는 여러명이 문화로 즐길 수 있는 '에브리 컬처 스페이스'다. / 송창희 

[중부매일 송창희 기자] 농업혁신기업이자 스마트팜 솔루션 기업으로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는 '만나CEA(진천군 이월면 진광로 702-10)'. 카이스트에서 산업디자인과 기계공학을 전공한 박아론(36), 전태병(33) 대표는 농업도 반도체나 자동차 분야만큼 미래비전을 가질 수 있다는 신념과 사명감으로 2013년 '만나CEA'를 설립했고, 2014년 매물로 나온 장미를 재배했던 화훼용 유리온실을 만나면서 진천에 왔다. 그리고 물고기 양식과 수경재배가 접목된 아쿠아포닉스(Aquaponic)와 ICT가 결합한 스마트팜 친환경 농장을 구축해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들이 구축한 기술은 아시아 최초로 미국 농무부(USDA)로부터 오가닉 인증을 받았으며,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카자흐스탄 등에 수출돼 농업의 미래를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5월 3일 ICT농업기술에 문화를 덧입힌 '뤁스퀘어(root square·진천군 이월면 진광로 928-27)'를 개장한다. 이곳은 그동안 만나CEA가 구축해온 기술을 한눈에 보여주는 스마트팜 농장은 물론 숙박시설, 레스토랑과 카페, 공연장, 마켓 등을 갖춘 토탈공간이다. 창립 10년을 맞는 만나CEA의 시즌2이자 야심작인 뤁스퀘어를 전태병 대표와 함께 돌아봤다. / 편집자



 

'농촌 맞춤형 문화공간' 구현

뤁스퀘어 프로젝트는 '농업기술과 문화가 연결되는 미래 농촌사회의 모습은 어떠한가'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했다. 기존의 도시 위주의 문화편중에서 탈피해 농촌에 맞는 문화공간은 무엇인가, 나아가 농업기술과 문화가 연결되는 미래 농촌사회의 모습은 어떠한가에 대한 질문에 만나CEA가 제안하는 하나의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농업이라는 산업이 미래에도 지속적으로 혁신을 일으키고 발전할 수 있다는 청사진을 제시하는 뤁스퀘어의 옥상 모습. 미로처럼 찾아다니는 재미를 주고 싶었다는 이 공간은 한국적이면서 이국적인 느낌으로 다가온다. / 송창희
농업이라는 산업이 미래에도 지속적으로 혁신을 일으키고 발전할 수 있다는 청사진을 제시하는 뤁스퀘어의 옥상 모습. 미로처럼 찾아다니는 재미를 주고 싶었다는 이 공간은 한국적이면서 이국적인 느낌으로 다가온다. / 송창희

만나CEA가 질 좋은 식량을 안정적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데 주력해 왔다면, 뤁스퀘어는 농업이라는 산업이 미래에도 지속적으로 혁신을 일으키고 발전할 수 있다는 거점의 제시다.

박아론, 전태병 대표는 "생명력은 농업만이 갖고 있는 고유한 특성이고, 사람들은 이러한 생명을 가까이 두고 살고 싶어한다. 때문에 다른 산업군들과는 달리 농업은 우리의 삶 속에 스며들어 올 수 있고, 그래야만 더욱 발전 시킬 수 있다"라는 비전을 담았다.

농촌이라는 공간, 농업이라는 산업 그리고 농촌에서의 문화를 아우르는 뤁스퀘어는 훗날 농업을 이끌어 갈 농업인들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기능을 수행하는 일에 최우선의 목적을 두고 운영될 계획이다.

 

식당·카페·전시 토탈서비스

뤁스퀘어는 만나CEA에서 키운 농산물을 활용한 샐러드와 파스타, 리조또 등의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과 카페, 진천의 특색을 담은 예술품 전시장과 굿즈 기프트샵이 있다. 공간내 모든 조경을 먹을 수 있는 식물로 했다는 점도 이채롭다.

뤁스퀘어의 건축물, 레스토랑, 전시장, 양식장 모습.
뤁스퀘어의 건축물, 레스토랑, 전시장, 양식장 모습.

가장 공을 들인 공간은 '스템 가든(STEM GARDEN)'이다. 무한대 활용과 확장이 가능한 줄기를 뜻하는 '스템(STEM)'이라는 이름을 붙인 이 공간은 무엇이든지 문화로 가능한 '에브리 컬처 스페이스'다. 삼삼오오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공예·전시작품을 구경하고, 크고 작은 공연을 구경할 수 있는 무대가 되기도 하는 '자유로운 따로 또 같이'의 공간이다.

뤁스퀘어 뒤쪽에는 농촌생활의 미래를 보여주는 3채의 건축물이 들어서 있다. 한 채는 '농촌에서 이런 주거를 해보고 싶다'를 보여주는 농촌맞춤형 농사+힐링 건축물이며, 또 다른 곳은 지적 유희를 만끽하면서 온전한 휴식을 할 수 있는 책이 있는 공간이다. 또 다른 곳은 농막 규격을 살려 공간의 효율성을 보여주는 건축물이다. 이들 미래농촌건축물은 최근 트랜드로 떠오르고 있는 5도2촌(도시에서 5일·농촌에서 2일)의 생활을 실행할 수 있는 예를 제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눈길을 끄는 것은 만나CEA의 독보적 기술인 아쿠아포니스 물의 순환을 보여주는 1층 양식장과 옥상 공간이다. 양식장에는 기존의 쏘가리 등의 어종 외에 철갑상어, 장어를 양식할 예정이며, 현재 300여 마리의 철갑상어가 들어와 있는 상태다. 그리고 차차 장어를 늘려 다양한 장어메뉴를 선보일 계획이다.

또 한국적인 단정함과 서구적인 세련미가 동시에 느껴지는 옥상 공간은 색다른 지붕 디자인에 구리동판을 입혀 이 곳만의 특색을 살렸다. 전 대표는 가로가 몇 미터, 세로가 몇 미터가 아니라 미로처럼 찾아다니는 재미의 요소를 전달하려고 애쓴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뤁스퀘어는 올해 10월을 기준으로 하루 400~500명, 주말·휴일 2천 500명, 한달 1만명~1만5천명의 관람객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곳에서는 5월 5일부터 6월 19일까지 '농(農·Agriculture)'을 테마로 테크놀러지가 바꿔가는 새로운 농업과 변해가는 농촌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하우스비전 2022 KOREA EXHIBITION'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지역과 함께 걸어갈 것"

"바야흐로 3년 전이었죠, 하하. 많은 국내외 바이어들이 만나CEA를 찾는데 스마트팜 전시공간이 없어 늘 아쉬움이 컸어요. 우리가 이뤄낸 기술력과 스토리, 미래비전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줄 공간이 필요했죠. 그래서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자'고 마음 먹었고, 가칭 '만나시티' 실행 과정에서 코로나를 만나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 결국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공간을 통해 농업도, 농촌도 이렇게 멋지게 향유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개장을 앞두고 있는 뤁스퀘어 현장에서 만난 박아론(왼쪽), 전태병 대표. 전 대표는
개장을 앞두고 있는 뤁스퀘어 현장에서 만난 박아론(왼쪽), 전태병 대표. 전 대표는 "워낙 같이 많은 일을 겪어서… "라는 말로 박 대표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 송창희

전 대표는 앞으로 도시가 주지못하는 즐거움, 여유, 문화를 농촌 스타일로 재해석해 보여줄 생각이다. 그리고 대기업 투자를 이끌고 돈의 가치를 되돌려주면서 미래의 농업에 대한 가능성을 이야기할 계획이다.

이 모든 프로젝트는 진천지역에 대한 애정을 기반으로 한다. 2014년 두 청년은 전혀 모르던 지역인 진천에 와서 물고기를 키우고, 식물을 키우며 그들이 의기투합한 꿈을 실현해 나갔고, 이제 세계적인 인정을 받으며 안정기에 들어섰다. 최근 세계적으로 식량안보에 대한 위기감이 높아지면서 이에 대한 인식도 커져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도 만나CEA는 미국, 몽골에 스마트팜 기술을 수출했다.

"이제 농촌에는 젊은 사람들이 오지 않고, 기존 농민들의 은퇴와 사망으로 부지런함과 근면함의 덕목이 사라졌습니다. 뤁스퀘어는 농업에 종사하는 다음 세대는 농촌에서 문화를 기반으로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다는 솔루션을 제공해 나갈 것입니다. 그런 과정에서 진천군과 지역 주민들과 함께 상생하며 성장해 가고 싶습니다. 그만큼 진천에 대한 애정이 많이 생겼습니다."

기쁨으로, 설렘으로, 때론 한숨(?)으로 농업의 미래비전이 담긴 뤁스퀘어의 구석 구석을 설명하는 전 대표에게서 무한 진심이 묻어났다. 그렇게 그들은 농업혁신이라는, 인류공헌이라는 초심을 실천하며 그들만의 신화를 써가고 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