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안창호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전문위원·충북스타트업협회 의장

지난 2020년 1월 20일. 국내 '코로나 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이후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같은 해 5월, '사회적 거리두기' 도입을 시작으로 10월에는 실외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됐다. 이듬해 7월에는 델타 변이(SARS-CoV-2) 유행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는 최고조에 이르러 가장 높은 수위인 4단계가 적용되기도 했다.

그 사이 세상은 변했다. 석유 경제의 맹주였던 내연기관 자동차는 전기자동차로 바뀌고 있다. 유동인구가 많은 상권 대신, 배달 중심의 비대면 서비스가 더 북적인다. 온라인 플랫폼 기업의 기세는 기존 오프라인의 은행, 마트와 같은 전통적인 집객시설을 더욱 매섭게 몰아쳤다.

'코로나 터널'을 지나면서 기업과 개인의 자산가치도 달라졌다. 불과 2년 만에 20위권 밖이었던 카카오는 재계 8위로 입성했다. 9위였던 엘지화학은 물적분할 이후 LG에너지솔루션이라는 이름으로 대한민국에서 두 번째로 큰 기업이 됐다.

비상장 기업으로 디지털 자산 거래소 '업비트', 증권 앱 '증권플러스', '증권 프러스 비상장'등의 서비스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두나무'는 장외시장에서 18조원이라는 가치를 인정받았다. 특히 두나무는 지난해 매출 3조7046억원, 영업이익은 3조2714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매출 1996%, 영업이익은 3676% 성장이라는 괴력을 과시했다.

개인의 자산도 큰 변동을 보였다. 10년 전인 2012년만 해도 우리나라 부호 상위권에는 삼성가의 이건희 회장(1위), 이재용 부회장(3위)과 현대가의 정몽구 명예회장(2위), 정의선 회장(5위) 등 양 재벌의 독무대였다.

하지만 2019년부터 새로운 움직임이 포착됐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2위, 김정주 넥슨 창업주는 3위로, 스마일게이트 권혁빈 의장이 8위,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10위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그리고 코로나 터널의 끝에서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해제된 2022년 5월, 한국 부호는 이렇게 변했다. 10위였던 김범수 의장은 11조9천억원으로 단숨에 1위가 됐다. 20위권 밖이었던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9조5500억원으로 3위, 송치형 두나무 의장도 개인부호 4조6000억원을 기록하며 아홉 번째로 'TOP 10'에 이름을 올렸다.

태평성대(太平聖代)할 때는 신흥 부호가 태어나지 않는다. 기존의 질서가 매우 견고할 뿐 아니라, 사람의 생각도 쉽게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IMF 금융위기, 스마트폰 등장, 그리고 이번 팬데믹(Pandemic)과 같은 큰 충격에는 기회가 있다.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평생직장 시대가 사라진 것처럼, 스마트폰 등장, 코비드 바이러스가 티핑포인트(Tipping Point)가 되면서, 청년들도 변하기 시작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구직시장에서 공무원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 하지만 옛말이 됐다. 최근 9급 공무원 경쟁률이 30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물론 아직도 경쟁은 치열하지만, 인기는 예년만 못하다. 지난 2011년 경쟁률은 93:1을 정점으로 2018년도 41:1, 올해는 29.2:1까지 줄어들었다.

기성세대는 조직이나, 공동체, 국가의 이익을 우선했다면 MZ세대는 자기 주도적인 의사결정과 개인의 삶을 더욱 중요시 여긴다. 전통적인 질서 대신 나만의 방법으로 나만의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청년 김범수가 보여줬고, 청년 송치형이 확인해줬다.

다시 지난 칼럼에서 소개됐던 충북학사로 돌아가 보자. 충북학사는 청년 주거 안정시설로 보이지만 장학 프로그램으로 예산이 투입된다. 다시 말해 진학을 위한 보조지원 프로그램이다. 충북 출신 학생이라면 누구든 청주관, 서서울관, 동서울관에 지원할 수 있다.

도, 시군비 등 총 70억원이 투여되지만, 이들이 학교 졸업 후 충북에 정착해야 할 이유가 마땅히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충북을 떠나 수도권에서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마중물로 보일 뿐이다.

한 때 "경기과학영재학교는 의대 진학을 위한 창구로 전락되고 있다"고 비판이 거세게 불었다. 그러자 경기도는 의대에 진학하면, 재학 중에 받았던 지원액 전액을 회수했다. 더 나아가 앞으로는 의과 계열의 진학지도를 하지 않는 것은 물론, 의대 지원 확인 시에는 정규수업 외 기숙사·독서실 이용도 제한한다고 한다.

이런 점에서 충북학사는 기존 <진학프로그램>에서 충북정착을 위한 <진로프로그램>으로 변신하는 것은 어떨까? 대학생들만의 전유물이 아닌 모든 청년에게 문을 개방하고 사회 첫 진출을 응원하고, 코칭해 주는 도우미가 되는 것이다. 충북에 오고 싶도록 충북의 청년 정책을 청주관, 서울관에서 홍보하고 지원하는 것이다.

안창호 충북스타트업협회 의장
안창호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전문위원·충북스타트업협회 의장

이를 위해 청년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하지만 청년의 입법 활동 기회는 많지 않다. 2018년 국제의원연명 자료에 따르면 2030 국회의원은 덴마크가 41%인 반면 우리나라는 0% 다. 단 2명에 불과하다.

기존의 방식으로는 청년 눈높이를 맞출 수 없다. 공공기관?공기업에 매년 정원의 3%는 34세 이하 청년 미취업자를 채용하도록 하는 것처럼, 기초 광역 국회의원에 '청년의무할당제'가 청년정책에 반영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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