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이난영 수필가

초록빛 싱그러운 숲, 청아한 새소리, 물소리, 바람 소리가 시각 청각 후각을 자극한다. 곳곳에서 나타나는 비경이 코로나로 지친 마음을 보듬어준다. 잠시 마스크를 벗고 숲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톤치드를 마음껏 들이마신다. 내 몸의 세포들이 탄산처럼 톡톡 쏘며 새로이 깨어나는 느낌이다.

스마트경영포럼 주최 제1회 세계자연유산 산사 기행에 참석했다. 스마트경영포럼은 비영리 단체로 충북지역 소상공인 및 중소, 중견 기업의 경영에 관한 정책 개발 및 기업문화 창달을 위해 2020년에 창립되었단다.

꽃과 새와 바람과 달을 뜻하는 화조풍월, 천지자연의 아름다운 경치를 이르는 말이다. 화조풍월을 만끽할 수 있는 화창한 봄날 세계자연유산 산사인 선암사 기행은 찬연스럽다.

선암사는 한국의 산사 세계문화유산 7곳 중 하나로 많은 보물과 천연기념물을 품고 있다. 주차장에서 옥계청류를 따라 산사로 가는 발걸음은 신선이 된 듯 가볍다. 선녀들이 강선루로 내려와 목욕하고 승선교에 올랐다는 문화해설사의 설명에 인증 샷 남기느라 바쁘다.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둔 대웅전은 연등이 꽃처럼 피어있다. 수령 600년이 넘는 매화, 동백 등 선암사의 명물이 반긴다. 선암사의 많은 고매를 통칭하여 선암매라 부르고, 그중에서 원통전 뒤편의 백매화와 각황전 돌담길의 홍매화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꽃은 지고 콩알만 한 열매를 달고 있어도 아름다운 자태는 여전하다. 절반의 낙화에도 푼푼한 매력을 풍기는 자산홍, 꽃비를 내리는 왕벚꽃이 세월의 무게만큼 우미하다. 등 굽은 소나무를 보니 정호승 시인의 '선암사' 시가 떠오른다. 꽃살문에 투각 된 방아 찧는 토끼와 계수나무에서 어린 시절 달을 보며 비손하던 어머니 모습을 그려본다. 차밭이 있는 오솔길을 산책하고 싶지만, 일행들을 따라 순천만 자연생태 습지로 향했다.

순천만 습지대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록된 소중한 갯벌이다. 순천만의 갈대 군락지는 전국에서 가장 넓고, 이 갈대밭을 삶의 터전 삼아 살아가는 생물의 종류도 500여 종이나 된단다. 갯벌과 습지의 풍부한 먹이와 겨울의 찬 바람을 막아주는 갈대밭 덕분에 순천만은 흑두루미, 검은머리갈매기, 도요새 등 국제적으로 보호받고 있는 철새들이 날아와 겨울을 나는 곳으로도 이름이 난 곳이다. 바람의 향연을 즐기며 데크 길을 걷는다.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마스코트였던 흑두루미 꾸르와 꾸미는 볼 수 없었으나 짱뚱어와 참게는 많이 있어 생명의 숨소리를 들었다. 자연이 살아 숨 쉬는 갈대 군락지는 힐링의 무대이다.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는데도 유유자적 느림의 미학을 느낄 수 있었다. 이는 퀴즈 풀이와 사진 공모전 등 이벤트로 즐거움을 선사했기 때문이리라. 잘 찍지 못했어도 나도 시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난영 수필가
이난영 수필가

'우리가 하는 일(業)을 연결하고, 내가 하고 싶은 일(能)을 한다.'는 스마트경영포럼 회원들의 배려와 이타적 헌신 봉사에 감동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우리나라의 밝은 내일이 보인다. 가슴이 따듯한 사람들과 만남은 축복이고 행복이다. 소통과 화합의 장 세계자연유산 산사 기행에 참여하게 됨을 기쁘게 생각하며, 스마트경영포럼의 힘찬 도약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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