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나무는 한평생/ 거울 한번 안 들여다봐도/ 남에게 꼴불견인 데 없이/ 아름다운 생을 살다가 간다// 사람은 하루에도/ 몇 번이나 거울을 보면서도/ 남들의 얼굴을 찡그리게 하는/ 보기 흉한 모습을 드러낼 때가 많다// 정연복의 거울이란 시(詩)의 일부분이다.

부산에 위치한 해동용궁사에 있는 비석에는 '너의 과거를 알고 싶거든 지금 네가 받고 있는 것을 보고, 너의 미래를 알고 싶거든 네가 지금하고 있는 것을 보아라.'라는 비문이 적혀있다. 비문처럼 너의 과거를 알고 싶거든 현재의 삶을 보고, 미래의 삶이 궁금하면 지금 현재 자신의 행동을 보면 알 것이다. 우리의 삶이 너무 각박하고 힘이 들면 절망하게 된다. 반대로 자신의 삶이 행복하면 뒤로 돌아보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

남의 집에 널어둔 빨래를 보고 매일 험담하는 사람이 있었다.

"저 집은 왜 옷을 깨끗하게 빨지 못하지, 빨았다는 옷이 왜 저리 지저분하담…."

그러나 알고 보니, 이웃집 빨래는 늘 깨끗했고 자기 집 유리창이 항상 더러웠던 것이다. 사람이란 자기 잘못을 모르고 남을 탓하기 쉽다.

자기 밖에 모르는 사람이 외로움에 지친 나머지 선생님을 찾아 갔다. 소문을 익히 들어 알고 있던 터라 선생님은 그 사람을 유리창이 있는 곳으로 데려 갔다. 그리고는 창밖을 손으로 가리키며 무엇이 보이느냐고 물었다. 그 사람은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보인다고 대답했다. 선생님은 다시 그 사람을 거울 앞으로 데리고 갔다. 그리고는 거울을 가리키며 무엇이 보이느냐고 물었다. 그 사람은 "내 모습만 보입니다."라고 대답했다. 선생님은 다시 물었다.

"같은 유리인데 어찌하여 창유리에는 다른 사람의 모습이 보이고 거울의 유리에는 그대의 모습만 보일까요 "

거울로는 거울의 유리 뒤에 칠한 수은 때문에 남을 못 보고 나만 본다. 우리 마음도 마찬가지다. 우리 마음 뒤에 칠해진 이기심과 욕심 때문에 다른 사람을 보지 못하고 나만 보게 되는 것이다. 이기심과 욕심을 버리고 우리 마음을 창의 유리처럼 맑게 하여야 이웃이 보이고 다른 사람이 보일 것이다.

한 학생이 랍비에게 물었다. "랍비님, 가난한 사람들은 오히려 남을 돕는데 왜 부자들은 왜 가난한 사람들을 돕지 않을까요 "

랍비가 말했다. "창밖을 보게, 무엇이 보이나 " "예, 아이의 손을 잡고 가는 사람과 자동차가 보입니다." "다음엔 벽에 벌린 거울을 보게" "예, 제 얼굴밖에 보이는 게 없습니다." 그러자 랍비가 웃으며 말했다. "그렇지, 창이나 거울이나 똑같은 유리로 만들었지, 하지만 유리에 은 칠을 조금만 하면 자기 얼굴밖에 볼 수가 없기 때문이야." 많은 부자들은 자기 일에만 관심이 있기 때문에 가난한 사람의 사정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꽃이 향기를 내뿜으면 벌 나비들이 날아오는 것 같이 마음의 향기를 가득 풍기는 사람에게 더 많은 사람들이 다가설 수 있다. 마음을 열어야 세상이

보인다. 자신의 마음은 열지 않고 남들의 마음만 훔쳐본다면 늘 세상이 어둡게만 느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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