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을 노래하자
5월을 노래하자
  • 중부매일
  • 승인 2022.05.19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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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눈] 권오중 시인·가수

4월이 철쭉과 영산홍을 선물하였다. 신록도 선물하였다. 4월의 뒷모습이 참 아름답다. 사람도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이 좋다. 5월은 이팝꽃을 선물하며 문을 열었다. 그 꽃을 바라만 보아도 이밥(쌀밥)을 눈으로 실컷 먹는 기분이다. 그 은은한 향에 마음도 부드러워진다.

너를 바라보면/허한 마음이 환해진다//밥을 안 먹어도/배가 부르다// 은은한 향이 거리를/발라드처럼 흐른다//행복에도 향이 있다면/ 바로 이런 것이리라(이팝꽃 권오중)

라일락꽃 향이 톡 쏜다. 1960년대 베사메무쵸 노래가 유행했다. 베사메무쵸의 뜻이 키스를 많이 해주세요(kiss me much)이다. 그 노래에 '리라꽃 향기를 나에게 전해다오'라는 가사가 있다. 리라꽃이 바로 라이락꽃이다. 라일락꽃 향처럼 노래 제목도 정열적인 볼레로(bolero:경쾌한 에스파냐의 민속춤)여서 노래가 흥겹다. 라일락을 우리나라에서는 수수꽃 다리라고 부른다.

5월에는 아까시 향이 감미롭게 산을 타고 흐른다. '동구 밖 과수원길 아카시아꽃이 활짝 폈네' 노래 가사가 있다.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었던 아카시아는 다른 품종이란다. 지금 아까시꽃과 이팝꽃이,우리 아파트 주변에는 산딸나무꽃과 때죽나무꽃이 아름다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우리

사회도 그렇게 아름다운 경쟁을 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 '봄의 교향악이 울려 퍼지는 청라언덕 위에 백합 필 적에 나는 흰 나리꽃 향내 맡으며 너를 위해 노래 노래 부른다'도 많이 불렀던 노래이다. 백합의 우리말은 나리꽃이며 향이 강하다. 청라언덕은 20C초 기독교 선교사들이 거주하면서 담쟁이를 많이 심은 데서 유래되었다고 하며, 청라(靑蘿)는 '푸른 담쟁이'를 뜻한다.

5월이면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둘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이 시구를 많이 읊조린다. '모란은 벌써 지고 없는데 먼 산에 뻐꾸기 울면 상냥한 얼굴 모란 아가씨 꿈속에 찾아오네'. 나는 이 노래를 좋아하여 자주 부른다. '장미꽃 넝쿨 우거진 그런 집을 지어요' 노래도 문득 떠오른다. 붉은 장미가 요염한 자태로 봄을 유혹한다.

권오중 시인·가수
권오중 시인·가수

5월의 산은 초록 바다가 출렁출렁이는 듯하다. 몸과 마음이 청신(淸新)해진다. 황금빛 꾀꼬리가 날아오더니 짝을 향해 아름다운 노래를 부른다. 뻐꾸기도 덩달아 뻐꾹뻐꾹 화답한다. 그러자 이산 저산을 오가며 '홀딱 벗고 홀딱벗고' 외치는 새가 있다. 마음을 비우라고 한다. 그 새의 정체는 검은등 뻐꾸기이다. 산 정상에 오르니 팥배나무꽃이 환히 웃고 있다.

5월은 푸른 생명의 불이 활활 타는 듯하다. 봄산에서 나는 봄과 눈이 맞아 사랑에 빠진다. 봄과 사랑에 빠져 문득 집을 잃어버린다. 봄산에 오르면 희망의 샘도 콸콸 솟아 흐른다. 생명의 불이 활활 타오르고 희망이 샘솟는 봄이 참 좋다. 싱그러운 봄에 풍덩 빠져 푸른 희망의 노래를 부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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