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 벽면 대선·지선 후보 명함 250장 빼곡

30년동안 모아온 제천지역 정치인들의 명함이 '금성상사' 방 한 구석을 채우고 있다.

〔중부매일 정봉길 기자〕 "나라가 잘 살아야 국민들이 다 잘살수 있죠"

제천지역 30년 정치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 있어 화제다.

그 곳은 바로 문상호 옹(80세)이 운영하고 있는 제천시 화산동 약초시장 '금성상회'.

이 곳 방안을 들어서면 30년 전 대통령 선거 명함부터 오는 6.1일 열리는 지방선거까지 선거의 산 역사를 증명하는 후보들의 명함이 벽면을 채우고 있다.

대표적인 명함을 보면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롯해 이회창, 이인제 등의 명함들과 함께 제천지역 국회의원 당선자 및 후보들의 명함이 빽빽히 붙여져 있다.

또 권희필 제천시 초대 민선 시장을 비롯해 현재 시장을 맡고 있는 이상천 시장까지 다양한 정치인들의 명함이 게재돼 있다.

게다가 기초의원은 물론 제천농협 김학수 조합장의 젊은 시절 출마했던 명함까지 대략 250장이 벽면 한쪽을 차지하고 있다.

한마디로 이곳은 정치에 입문하려면 '금성상회'에 꼭 들려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정치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문상호 옹

"공부를 많이 배운 젊은이들이 나랏일을 하겠다고 나오는데 너무 고마워 소중한 명함을 붙여놨다"는 문상호 옹

그는 40년 가까이 한약재를 판매하고 있다.

슬하에 5남매를 둔 문상호 옹은 강원도 정선에서 태어나 1972년 제천으로 이사온 후 약초시장에 터를 잡았다.

가정형편 때문에 초등학교 5학년밖에 마치지 못한 그는 늘 배움에 대한 한과 그리움이 있었다.

1964년. 군에 입대한 그는 제대후 졸업증명서를 떼 보니 초등학교까지 졸업한 것으로 기재돼 있었다고 한다.

당시 기분은 마치 주택복권에 당첨된 듯한 기분이었다며 옛추억을 회상했다.

"그때 배운 글을 가지고 지금까지 밥을 먹고 살고 있다"며 함박 웃음을 짓는 문상호 옹.

그의 '나라 사랑'은 남다르다.

지난 2007년 태안 기름유출로 온 나라가 떠들썩 할 때다.

나라에 큰 재앙이 닥쳤는데 이렇게 앉아 있을 수 만은 없다고 생각했다. 해서 당시 태안 봉사활동 추진 단장을 맡기로 마음 먹었다.

이곳에는 60~70동의 한약재 업체들이 입주돼 있다.

업체들 대부분이 바쁜 시기라 선뜻 봉사활동에 나서는 것을 꺼려했다.

하지만 문상호 옹의 집념은 어느 누구도 꺾지 못했다.

그는 업체들을 일일히 찾아가 도움을 청했고, 결국 그들의 마음을 얻어내 업체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나라가 힘들면 국민이 함께 도와야하는 것이 당연한 도리'라고 말하는 애국자 '문상호 옹'

그에게도 나름 정치 철학이 있다.

"국민은 여·야를 따져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또 '한 사람을 위해 충성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나라를 위해 충성을 해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게 그의 정치 철학이다.

문상호 옹은 "상인들 모두가 영세하게 살아가고 있다. 이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현역 정치인들이 정치를 잘 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도 "정치에 뜻을 세운 사람들이 오면, 차 한잔 건네 주는 것이 미덕"이라며 방문을 활짝 연 채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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