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상승·우크라 등 악재 겹쳐 기업공개 철회·연기

[중부매일 박상철 기자] 글로벌 증시 부진으로 IPO(기업공개)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상장을 추진했던 충북 기업들이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최근 급격한 금리 인상과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원자재 가격 폭등까지 그야말로 IPO시장이 꽁꽁 얼어붙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글로벌 인플레이션, 미국의 긴축 가속 우려 등으로 주식시장이 부진한 점도 문제다. 당분간 유동성 축소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그에 맞춰 시장 전망도 좋지 않다. IPO를 통해 증권시장에 진입하기에는 시기적으로 좋지 못하단 얘기다.

이를 방증하듯 IPO 시장은 연초만 하더라도 25조 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올해 공모 규모도 20조원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한 증권가 연구원은 "가장 큰 문제는 경기불안과 금리상승"이라며 "인플레이션으로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IPO 시장은 당분간 활력을 잃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시장에서는 상장을 준비 중인 기업들이 일정 연기나 공모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상장 시기와 관련한 기업, 투자자, 주관사 등의 눈치싸움이 심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자진 철회에 연기까지=청주 오창 소재 시스템 반도체 테스트 전문기업 A사 지난 3월 31일 코스닥 상장을 자진 철회했다. A사는 자사 홈페이지 공지에 '주주 안내문' 글을 올리고 상장 철회 소식을 알렸다.

안내문에는 "현재 증시 상황과 여건이 만족할 만한 가치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어 상장 추진에 많은 고민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사 임직원은 현재 보다 더 많은 주주가치 창출이 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주관 증권과 및 금융 전문들과 함께 검토했다"며 "그 결과 금회는 코스닥 상장 심사를 철회하고 2022년 8월 말, 재청구 방안을 도출하게 됐다"고 고시했다.

또 다른 2차 전지 소개 기업 B사도 올 5월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이었지만 연기했다. 회사 측 관계자는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물리비와 원자재 값 급등으로 회사 수익성이 악화됐다"며 "상황을 좀 더 지켜본 뒤 다음 분기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화장품 기업 C사도 올해 코스닥 상장을 계획했다. 하지만 당분간 연기로 가닥을 잡았다. C사 측은 "최근 증시 상황이 너무 좋지 않은 만큼 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2년 후 다시 상장을 재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이 충북 기업만의 문제는 아니다. 올해 기업공개 대어로 꼽히는 컬리, SSG닷컴 등도 증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컬리 측은 "주간사 등으로부터 증시 상황과 IPO 시장 침체 등 상황에 대해 의견을 받고 있다"며 "시장 분위기를 지켜보며 예비심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신세계 관계자 역시 "언제라도 상장을 할 수 있게끔 준비는 돼 있으나 시장 상황 때문에 주간사들과 상장 시기에 대해 조율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들어서만 현대엔지니어링을 시작으로 보로노이, SK쉴더스에 이어 원스토어와 태림페이퍼가 상장을 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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