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이진순 수필가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코로나로 침체 되었던 일상이 완화 되어 활력이 넘친다.

무더기무더기 피어나는 찔래 꽃과 이팝 꽃향에 취하고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아카시 꽃향기가 볼을 스칠 때마다 오월은 계절의 여왕답다. 골목마다 빨간 장미꽃이 피어나고 가지가지색의 붓꽃의 향연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농업기술센터 제 1회 농업 박람회를 보러 왔다. 싱그러운 식물원과 난 전시장을 둘러본다. 섬세하기 이를 때 없는 석란의 자태에 넋을 잃고, 야생화 전시장의 화려한 자태를 핸드폰에 담는다. 산에 아무렇게나 피었다 지는 야생초(으아리)를 귀한 그릇에 심으니 귀한 공주로 변신, 본연의 끼를 마음껏 펼치니 오늘 같은 이 자리에서 으뜸으로 찬사를 받는다.

분재 전시장에는 귀한 몸값의 분재들이 다 모여 있었다. 아마도 세계 일주를 하지 않았을까 싶을 만큼 보석 들이었다. 바라보기조차 송구스러울 만큼 값져 보였다. 수십 년을 작은 쟁반같은 화분에 담겨 영양을 공급받으며 자랐을 단풍나무, 소나무, 주몽과 향나무, 모과나무, 황금자보, 노간주 나무 등등 전문가들은 혼신을 다 받쳐 자식 돌보듯 정성을 들였을 것이다. 감사의 마음이 스멀스멀 온몸으로 느껴졌다. 하나의 작품을 만들고저 함께 호흡을 같이한 주인의 인생에 반려 식물로 세월을 엮은 나날을 상상하며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하나하나 섬세한 눈길을 마주하며 시간과 공을 들이지 않으면 식물들은 예쁘게 자랄 수가 없다는 것을 난 너무 잘 안다.

부모님은 농부이었고 나 역시 농사를 지어 보았다. 어렸을 때부터 작은 꽃밭에 꽃을 심어 정원을 가꾸워 보았기 때문이다. 씨를 뿌리고 잡풀을 제거하고 물길을 제대로 내주고 거름을 주어야 하며 때론 약을 쳐 주지 않으면 벌레들이 침범하여 흔적도 없이 사라지기도 한다. 농사를 짓는다는 것은 끝없는 풀과의 전쟁을 해야 하며 거름과 습도와 온도를 제 때에 공급해야 야만이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루를 둘러보아도 다 볼 수가 없어서 다음날엔 버스를 타고 다시 왔다. 버스 안에는 서울에서 새벽부터 이 행사를 보기 위하여 노부부가 내려 왔다는 분이 있었다. 211번 상당구청 가는 버스안은 온통 박람회 구경손님으로 만원이었다.

전국에 농업을 사랑하는 회원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들어서는 입구부터 생활 개선 회원들의 솜씨를 자랑하는 천연 염색 작품이 돋보였으며 추억의 쑥 개떡과 발효 음료를 맛보기도 했다. 잔치 집에는 기름 냄새를 풍긴다더니 빈대떡을 굽는 임원들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꽃을 심어가는 체험장과 농기구를 선전하는 체험장, 건강이 최고라며 인삼과 건강 매트 체험장에 사람들이 북적인다.

천연 딸기를 이용 음료를 파는 부스도 날씨가 뜨겁다 보니 만원이었다. 마스크를 모두 쓰긴 했지만 긴장된 모습은 사라지고 활기차 보였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 관람을 온 손님들의 표정도 밝아 보인다.

코로나로 3년 동안 발이 묶여 바깥세상을 구경 못했던 시민들에게 이처럼 아름다운 축제를 마련 해준 청주시장님과 직원들께 감사드리고 싶다.

이런저런 프로그램을 개발 농업인의 지식을 충족시켜주고 기계화 영농에 앞장서 일손이 부족한 농가를 부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농업기술센터는 없어서는 안 될 우리들의 교육장이다.

생활 개선회 회원이며 향토음식 연구회원으로 활동하며 보람을 느낀다. 이 지면을 통하여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이진순 수필가
이진순 수필가

농업 농촌의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의 발전하는 모습과 미래를 어떻게 하면 더 멋지게 가꾸워 갈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행사가 되길 바라는 마음 가득하다.

오월은 아름다운 계절이지만 5,18의 가슴 아픈 역사를 잊을 수 없는 달이기도 하다. 곳곳의 빨갛게 피어나는 장미꽃이 마치나라를 사랑하다 간 젊은이들의 넋으로 보이는 연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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