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건국대 충주병원 전경
건국대 충주병원 전경

충주를 비롯한 제천과 단양 등 충북 북부지역 주민들에게 가장 시급한 현안을 거론하면 으뜸으로 손꼽히는 것이 의료서비스 개선 문제다.

이 지역에는 유일한 대학병원인 건국대학교 충주병원이 있지만 무늬만 대학병원일 뿐 제 역할을 못하고있다.

건국대학교 재단은 의료환경이 열악한 충주에 대학병원급 의료시설을 세워 지역 의료서비스 질을 향상시킨다며 1986년 의과대학 설립인가를 받았고 병원 신축에 대한 투자계획까지 발표했다.

당시 이 지역 주민들은 지역 의료서비스 향상에 대한 상당한 기대감을 가졌다.

그러나 건국대 재단은 2005년 의학전문대학원 시행 즈음에 서울 광진구에 건국대학교 병원을 개원하고 편법으로 의전원을 서울로 이전, 운영해 왔다.

재단은 이후 서울병원에는 약 3천억~4천억 원을 집중 투자했지만 충주병원에는 15년 동안 거의 투자하지 않았다.

충주병원은 오히려 병상을 500병상에서 300병상으로 줄였고 그나마 현재 운영되는 병상은 200병상에도 못미치고 있다.

이같은 재단의 행태는 의료진 부족 등의 문제를 야기했고 의료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져 충북 북부지역 주민들의 의료서비스 제한과 불균형을 초래했다.

지난 1월부터는 경영상 문제를 들어 특수건강검진마저 중단했다.

결과적으로 건국대 재단은 의과대학 설립을 목적으로 충주병원을 세운 뒤 지역을 외면해 이 지역주민들을 철저히 기만하고 이용한 셈이 됐다.

이에 대한 지역민들의 비난이 분노로 바뀌고 시의회까지 나서 충주병원 정상화를 요구하자 건대 충주병원은 지난 3월 "올해 재단으로부터 지원받아 첨단 의료장비 도입과 의료서비스 향상을 위해 1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올해 안에 병원 재도약을 위한 장기발전계획을 제시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그런데 건국대 법인은 지난 12일 창립 91주년 산하기관 비전 선포식에서 중장기 발전계획을 제시하면서 충주병원에 대한 투자 계획은 언급하지 않았다.

급기야 건국대 충주병원 노조는 100억원 투자 약속 조기 이행을 학교법인에 촉구하고 나섰다.

혹시라도 건국대 재단이 성난 지역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일단 급한 불만 끄고 보자는 식으로 투자계획을 발표한 것이라면 큰 오산이다.

건국대 재단이 또다시 양치기 소년 노릇을 한다면 충주병원은 이 지역 주민들로부터 영원히 외면받을 수 밖에 없다.

지역민과의 상생을 통해 신뢰를 회복하는 방안만이 건대 충주병원이 살 길이다.

지방선거를 앞둔 여야 충주시장 후보들도 지역 의료서비스 향상을 위해 건국대 충주병원 정상화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한시가 급한 건대 충주병원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어떤 후보가 됐든 시장으로 당선되면 직접 건국대 재단 이사장과 만나 담판을 짓고 투자이행 실천에 대한 약속을 받아내야 한다.

시민들의 건강과 안녕을 책임져야 할 시장으로서 결코 미루거나 외면해서는 안되는 문제다.

더이상 이 지역주민들이 병치료를 위해 서울이나 청주, 강원도 원주로 가야 하는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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