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유윤식 충북교사노조 위원장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선거전이 뜨겁다.

동시에 치러지는 이번 지방선거는 지자체, 지방의회, 교육감 선거 후보 난립으로 유권자들이 누굴 투표할지 어려울 거로 예상된다. 깜깜이 교육감 선거는 특히나 교사와 학부모 외엔 관심 밖이다. 더구나 이번 교육감 선거는 케케묵은 이념 논쟁에다 교원단체 간 전면전 양상이다.

교사노조는 얼마 전 학부모연합회와 함께 모 후보 측의 정치 중립 선거운동 위반에 대한 비판 성명을 낸 적이 있다. 그런데 일부 언론은 이를 두고 진보(교사노조, 전교조) 대 보수(교총)로 나뉘어 교육감 선거가 과열되고 있다고 연일 보도했다. 어느 한쪽 후보를 비판했으니 충분히 오해를 살만하다. 그러나 교사노조의 의도와는 전혀 다름을 밝힌다.

'교사노조'는 신생노조로 새로운 교사 운동을 기치로 대안을 모색하며 비판과 견제의 기능을 다 해 왔다. 작년 말부터는 현장 교사들의 교육정책 요구를 담은 12대 교육 의제를 발굴하여 지난 4월에 정책 질의서를 교육감 후보들에게 보낸 바 있다. 이번 선거부터라도 교육감 후보들이 학교 교육정책을 제대로 이해하는지, 비전과 철학을 검증하려는 것이었다.

그러나 모 후보는 성실하게 답변서를 보냈지만, 실망스럽게도 모 후보는 여러 번의 제출요구에도 모르쇠로 일관하며 답변을 거부하고 있다. 교육감과 가장 밀접한 현장 교사들을 무시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소통을 강조하는 시대에 교육 수장으로서 제대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최근 교원단체는 '교사노조'의 등장으로 지각변동을 하고 있다. 시대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낡은 이념을 답습하는 교원단체는 퇴조를 맞고 있으며, 탈정치·이념을 표방하며 교사와 학교 현장에 집중하는 '교사노조'가 제1 교원단체로 부상하고 있다. 생활밀착형 교육 의제에 관심 많은 젊은 MZ세대 교사들이 '교사노조'로 대거 몰려드는 이유다.

4년마다 한 번씩 치러지는 교육감 선거, 교육감직은 일명 지방교육권력의 '소통령'으로 일컬어진다. 충북 교육감은 각종 인사권과 한해 3조 이상의 예산을 쥐락펴락하는 막강한 권력이다. 또한, 한번 당선되면 현직이 유리하므로 연속 당선되는 경우가 많고 3선일 경우 12년 '왕조시대'를 방불케 한다.

유윤식 충북교사노조 위원장
유윤식 충북교사노조 위원장

이러다 보니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 막강한 교육 권력을 쫓는 사람들이 줄을 서고 선거운동에 혈안이 된다. 말 그대로 교육정책은 실종되고 교육 권력 장악에 눈먼 선거전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교육감 선거의 악순환이 언제 끊어질지는 알 수 없다. 무엇보다 교육계 내부의 자정이 우선 필요하다.

'교사노조'는 도교육청의 수장을 뽑는 선거부터 제대로 바꿔보고자 한다. 그렇지만 현직공무원은 정치적 금치산자로 공직자 선거법상 후보와의 정책협약과 토론회도 열 수 없다. 유권자인 도민들께서 더욱더 큰 관심을 갖고 학생 교육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진정한 '교육계 일꾼'을 선택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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