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세환 정치행정부 기자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역대 두 번째로 낮은 투표율로 치러졌다. 역대 최저 투표율을 기록한 지방선거는 지난 2002년에 월드컵 열풍 속에서 치러졌던 선거이니, 이번 지방선거는 사실상 역대 최저 투표율로 치러진 선거나 다름이 없다.

저조한 투표율의 원인으로는 앞서 두 달 전에 진행된 제20대 대통령선거로 인한 국민들의 피로감과 대선 패배에 실망한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의 투표 포기, 지방선거의 중앙정치화 등 여러 요인이 꼽힌다. 민주당 텃밭으로 불리는 호남은 항상 높은 투표율을 보였으나, 이번에는 광주가 37.7%의 투표율로 전국 최저를 기록했다.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지만, 민주주의 사회에서 투표는 정말 중요하다. 투표와 관련된 명언도 수백 개는 말할 수 있다. 초등학교 사회 시간 때부터 배우던 것을 실천하지 않는 우리는 반성해야 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더 반성해야 할 사람들이 있다. 바로 정치인이다. 정치인들이 행하는 정치가 깨끗하고 올바르다면, 정치인들이 행하는 정책이 우리가 먹고 사는 데에 도움이 된다면, 정치인들이 행하는 언행이 바람직하다면. 모든 사람들은 아마 투표하지 말라고 해도 선거일에 꼭 투표소를 찾을 것이다.

투표율은 선거일에 투표 독려 몇 번 한다고 쑥쑥 오르는 것이 아니다. 저출생 극복을 위해 국가가 나서서 오랜 기간 많은 예산을 투입하는 것처럼, 투표율 향상을 위해서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다만 그 노력에는 돈을 쏟아 부을 필요가 없다.

정세환 정치행정부 기자
정세환 정치행정부 기자

정치인들이 일반 유권자인 대중의 사랑을 받지 못하니, 사람들은 점점 정치에 대한 관심을 끄고 투표소를 멀리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노사모', '대깨문', '개딸'과 같은 과도한 팬덤 정치를 지향하자는 것이 아니다. 어느 조직이던지 간에 지도자는 그저 기본 상식에서 벗어나지 않는 모습만 보여주면 된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그게 전부다.

이제 며칠만 지나면 길거리에는 선거 홍보 현수막이 당선 감사 현수막으로 싹 바뀔텐데, 감사 인사 할 생각 말고 유권자가 맡긴 일이나 앞으로 4년 동안 똑바로 잘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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