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방 없어유" 원룸·오피스텔, 하이닉스 특수로 '북적'

타지에서 온 SK하이닉스 공사 인력들로 인해 청주 원룸·오피스텔 임차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사진은 봉명동 다가구주택단지 전경 /김명년
타지에서 온 SK하이닉스 공사 인력들로 인해 청주 원룸·오피스텔 임차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사진은 봉명동 다가구주택단지 전경. /김명년

[중부매일 박건영 기자] SK하이닉스 청주사업장 확장공사가 시작되면서 지역 부동산이 활기를 띠고 있다. 외지에서 유입된 공사인력들이 숙소로 원룸을 임차하면서 지난해까지만 해도 공실이 넘쳐나던 청주 원룸 임대 시장이 호황을 맞고 있다.

9일 지역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SK하이닉스 공사가 이뤄지는 청주테크노폴리스(TP) 인근 지역 원룸·오피스텔 임차 수요가 급증했다. 한 공인중개사에 150~200건 씩 계약이 이뤄질 정도로 수요가 크게 늘었다.

공인중개사 관계자들은 청주에서 SK하이닉스 건설 근로자들이 숙소로 사용하는 원룸과 오피스텔이 수 천호에 달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중에서도 청주TP와 인접한 송절동, 봉명동, 오창, 복대동은 원룸 씨가 말랐다고 얘기할 정도다.

뿐만 아니라 가경동·강서동·율량동 역시도 원룸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상당구 용정동으로까지 임대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공사 현장과 인접한 지역의 원룸은 이제는 웃돈을 주고도 못 구한다"며 "지난해 이맘때쯤에는 세입자들을 찾아달라는 임대인 문의가 많았는데 지금은 부동산에서 빈방을 구하러 다녀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봉명동의 경우 여관과 모텔 등 숙박업소까지 일명 '달방(숙박업소에 매월 숙박비를 지급하는 형태)'을 끊고 생활하는 근로자들로 가득 찼다.

돈을 주고도 방을 못 구하는 품귀현상이 수개월째 이어지자 자연스레 임대료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공사 현장과 가장 인접해 인기가 높은 송절동은 월 임대료가 45만원에 형성됐다.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10만원 가량 오른 금액이지만 이마저도 웃돈을 얹어 50만원에 임차하기 위해 대기하는 업체들도 종종 있다는 것이 공인중개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게다가 위치에 따라 월세가 25만~35만원으로 차등 결정되던 봉명동 임대 시장은 업체에서 앞 다퉈 빈 방을 구하다보니 현재는 위치에 상관없이 35만~4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다른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4~5년 전 하이닉스 M15 공장이 처음 지어질 때도 원룸이 호황을 겪었지만, 그때와는 상황이 또 다르다"며 "그때는 출퇴근 차량정체, 인접 상권 등 조건을 따져 계약했는데 이번에는 조건을 따지지도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타지에서 유입된 근로자들이 SK하이닉스 청주사업장 인근에서 숙소를 구해 생활하면서 주변 상권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미치고 있다.

최소 1년간 이곳에 거주하면서 퇴근 후 음식점, 주점, 마트부터 미용실 등에서 생활에 필수불가결한 소비가 이뤄지면서 상권이 눈에 띄게 활성화됐다.

오창 다가구주택 밀집지역에 위치한 한 편의점은 지난해보다 올해 1분기 매출이 40%가량이 상승했다. 편의점 관계자는 "지난해 말 SK하이닉스 공사 근로자들이 근처에 대거 들어왔다"며 "이후 물, 라면, 주류 등의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봉명동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김모(56)씨는 "올해 초부터 저녁 6시께 되면 작업복과 안전조끼를 입은 손님들이 늘기 시작했다"며 "상권이 확 살아났다고는 할 수는 없지만, 거리두기가 해제되기 전 상인들의 버팀목이 됐음에는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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