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트램 등 당선인들 '회의적'… 메가시티·지방銀 설립 계속 진행

〔중부매일 정세환 기자〕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통해 충청권 광역단체장 4명 모두 현 더불어민주당 소속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물갈이되면서, 해당 지자체가 진행하던 역점 사업들이 중대한 갈림길에 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당선인의 철학과 정책, 자기 색깔을 입히고 싶은 의욕, 소속 정당의 정강 등에 따라 전임 단체장들이 역점을 둔 상당수 사업이나 정책은 전면 철회, 원점 재검토, 속도 조절 등 다양한 방식으로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전에서는 민선 5기부터 도시철도 2호선으로 추진해온 트램이 기로에 섰다.

이장우 대전시장 당선인은 조만간 트램 진행 상황을 보고 받고 나서 사업 적정성 등을 살펴볼 방침이다.

이 당선인은 "전문가들 평가대로라면 트램이 시속 20㎞를 못 낼 수 있다는 의견이 있는데, 만약 그 속도로 간다면 어떻게 그대로 하냐. 차라리 자전거를 타는 게 낫지 않겠냐"고 반문하면서 "자세한 업무보고를 통해 심각한 문제가 있는지 파악하고, 사업을 계속 추진할지 보완할지를 시민들에게 여쭤보겠다"라고 밝혔다.

충남도에서는 민주당 양승조 지사가 추진한 공공임대 아파트 '더 행복한 주택' 공급 계획이 일부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양 지사는 애초 2026년까지 4천 가구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김태흠 도지사 당선인은 임대 아파트보다는 저비용 아파트를 공급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충북도에서는 세계무예마스터십이 재검토 목록에 오르게 됐다.

도는 무예 정신의 가치 확산과 국제친선·세계평화 기여를 위해 2016년 8월 사단법인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WMC)를 만들어 청주에 본부를 뒀고, 2016년(청주)과 2019년(충주) 세계무예마스터십을 열었다.

이 사업은 3선 연임 중인 민주당 소속 이시종 지사 주도로 치러졌다.

그러나 재정 상황이 녹록하지 않은 도가 WMC 운영비 등을 지원하는 것은 예산 낭비라는 비판이 일각에서 제기되면서, 세계무예마스터십 존폐론이 선거 쟁점이 됐다.

김영환 당선인은 후보 시절 "지사에 당선하면 무예마스터십을 하지 않겠다"고 못을 박았다.크그는 선거 승리 후 "꼭 필요한지 좀 더 들여다보겠다. 그동안 투입된 예산을 면밀히 살피려고 한다"며 한 발짝 물러섰지만, 무예마스터십이 존폐 기로에 선 것은 분명해졌다.

다만 단체장 소속 정당을 달리해도 현실적 실익이나 여건에 따라 사업을 그대로 추진하는 사업도 있다.

민선 7기 대전과 세종, 충남·북 등 충청권 4개 시·도를 이끌어온 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들은 충청권을 하나의 생활경제권으로 묶는 충청권 메가시티 사업을 추진해왔다.

내년에 충청광역청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4개 광역단체장이 모두 국민의힘으로 바뀌었지만, 메가시티 구축사업은 민선 8기에도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 소속 충청권 시·도지사 4명은 후보자 시절 '충청권 초광역 상생경제권(메가시티)' 구축을 통해 윤석열 정부의 지방균형발전에 앞장서겠다고 공약했다.

민주당 소속 충청권 4개 시·도 단체장들이 공동 추진한 충청권 지역은행 설립도 윤 대통령 공약에 포함되면서 정상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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