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공행상에 목매지 마라
논공행상에 목매지 마라
  • 중부매일
  • 승인 2022.06.20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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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아리] 김동우 논설위원

충북에는 1개 광역과 11개 기초 등 12개 자치단체가 있다. 지방선거에서 3명의 단체장만 자리를 지켰다. 충북도 등 나머지는 그 수장이 모두 교체됐다. 충북교육청 수장도 바뀌었다. 새로운 자치단체장과 교육감 당선인 10명은 해당 자치단체 등의 원활한 인수를 위해 인수위원회를 구성하고 업무에 들어갔다.

당선인들은 보람차게 인수작업에 들어갔지만, 충북도민은 우려하는 바가 없지 않다. 인수위가 대부분 선거캠프 구성원들로 구성되어 당선인이 논공행상에 따른 갈등 무마를 위해 임명할 자리를 나눠먹기식으로 전락시킬 가능성이 크다. 이러다 보면 자리와 능력의 미스매치(mismatch)가 발생해 각 자치단체와 그 산하기관의 운영에 차질을 빚는다.

당선인들은 이제 막강한 권력을 포획했다. 권력 포획은 혼자 이뤄낸 결과물이 아니다. 선거캠프 구성원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다. 이제 논공행상에 따라 그들에게 자리를 제공해야 한다. 어떤 자리에 어느 선거캠프 구성원을 앉힐 것인가? 아니면 캠프 구성원이 아닌 외부 인사를 선택할 것인가?

누가 어느 자리로 가고, 어떤 사람은 어느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는 등 언론 등에서 하마평이 무성하다. 하마평은 항간에 떠도는 소문이지만, 그 예측을 무시할 수 없다. 당선인은 입후보 당시 우선 급해, 당선되면 한 자리를 약속했던 사람의 요구를 절대 무시할 수 없다.

대부분 선거캠프 구성원은 선거가 끝나면 논공행상을 하지 않는다. 당선인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것으로 만족한다.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자가 자치단체장의 적임자라고 판단해 몸소 나섰기 때문이다. 다 그런 것만은 아니다. 논공행상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기 일쑤다. 치적을 과장하거나 제멋대로 순위나 자리를 정하며 은근슬쩍 당선자에게 압력(?)을 넣기도 한다. 당선에 투여된 강도를 당선인이 판단할 일이지만 말이다.

자치단체장 등이 교체되듯 임기 만료된 자치단체장의 식솔 역시 조용히 물러난다. 그 자리를 메꾸면 된다. 문제는 당선인이 임명할 공적, 사적 자리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이다. 자리를 원하는 사람보다 줄 자리가 적다는 얘기다.

김동우 YTN 청주지국장
김동우 논설위원

중국 춘추시대 진(晉)나라 개자추(介子推)는 헌공(獻公)의 아들 중이(重耳)와 망명 생활을 할 때 자기 허벅지 살까지 베어 고깃국을 끓여 중이의 허기를 달랬다. 중이가 귀국 후 등극[文宗]하자 궁을 홀연히 떠났다. 논공행상을 접어 두고 말이다. 자리 차지하기 위한 반목질시와 아귀다툼이 싫었을 것이다. 개자추는 떠나야 하는 이유를 홀어머니 부양이라 했다. 속뜻은 그것이 아니었다. 새 왕조 출범에 인사로 인한 걸림돌이 되지 않기 위해서였다. 전설적 얘기지만 정치인과 그들 주변에서 맴도는 인간들이 본받기에 부족함이 없다.

어떤 자리를 만들까? 어떤 자리가 주어질까? 고민하고 기대하지 마라. 사심 없이 도왔다고 생각하고 수장 곁을 과감하게 떠나라. 그것이 끝까지 돕는 일이다. 지나친 논공행상은 비렁뱅이 자루 찢는 꼴이다. 그리고 수장은 억지로 자리를 마련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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