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유윤식 충북교사노조 위원장

김병우호가 8년간의 긴 항해를 마치고 이제 윤건영호가 새로운 출항을 준비하고 있다.

얼마 전 3선을 지내고 이번 선거에서 보수 후보 단일화에 막후 역할을 해서 윤건영 후보 당선에 공이 큰 이기용 전 교육감이 윤건영 당선인의 선대위 해단식에 참석해 "이제 충북교육은 리모델링이 아니라 재건축을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다.

이를 둘러싸고 교육계에선 진영을 막론하고 상당히 우려스러운 반응이다. 이전 교육감 정책들을 모두 폐기하고 보수로 회귀시켜야 한다는 정치적 발언으로 들린다. 이기용 전 교육감의 발언은 윤당선인의 충북 미래교육의 설계와 추진에 장애와 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에서 자중해 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

교육은 역사적으로 늘 진보를 추구해 왔고 미래를 새롭게 열어가는 역할을 하고 있다. 보수와 진보는 정치적 프레임이고 교육을 여기에 대입하는 건 불순하고 온당치 않다.

나는 김병우 전 교육감의 취임시 유성종 전 교육감의 뼈있는 축사를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이제 전교조는 교육감을 풀어주십시오. 그리고 교육감께서도 전교조에서 벗어나십시오. 그래야 충북교육이 발전할 수 있습니다."

당시에 보수 진보대결구도에서 당선된 진보교육감 시대를 맞아 또다시 이념 대결로 충북교육의 골이 깊어질 것을 우려한 노장 교육감의 일성이었다. 8년간의 진보교육감 시대를 마감하게 된 김 전 교육감과 가까이 있던 분들이 이를 곱씹어 새겨듣고 실행했다면 인사를 둘러싼 비판을 면했을 것이다.

고사성어 중에 '온고이지신 가이위사의(溫故而知新 可以爲師矣)'란 말이 있다. '옛것을 익혀 새것을 알면 스승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는 이전 정책 중 잘 된 정책은 유지하고 이를 기초로 새로운 것은 제도화하면 교육정책은 성공할 것이라는 말이다.

이번 인수위 구성에 있어 눈에 띄는 점은 전 교육감의 정책을 기획추진했던 정책라인과 행정 라인이 배제됐다는 점이다. 인수위원 중에 이전 충북 교육정책에 대해 전문성과 식견이 얼마나 있는지는 의문이다. 인수위는 이전 정책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성찰, 그리고 이에 기반해서 새 교육감의 교육철학과 비전이 담긴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이런 점에서 인수위원은 단순한 업무 인수인계를 넘어서 정책 TF팀 구성과 운영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교육감의 정책 비전을 현장 안착을 위해 교육 주체의 다양한 커뮤니티와 상시적 소통 협력 거버넌스를 일관되게 유지하고 현장에 기반한 정책들을 추진해야 한다. 이러한 마인드와 실행력이 교육정책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유윤식 충북교사노조 위원장
유윤식 충북교사노조 위원장

또한 과거처럼 특정한 사람과 단체만 챙기는 편협하고 편향된 인사 및 정책은 이제 끝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새 당선인과 주변인들에게 주는 충북도민들의 충고를 새겨듣기 바란다.

"이제 윤건영 교육감을 풀어주십시오. 그리고 교육감께서도 그분들에게서 벗어나십시오. 그래야 충북교육이 발전할 수 있습니다. 학생과 교사 그리고 학부모, 지역과 늘 소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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