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박건영 사회경제부 기자

"2년전으로 돌아간다면 절대 똑같은 선택은 하지 않을래요"

4년 임대 뒤 내집마련을 꿈꾸던 주민들은 최근 아파트 임대사업자와 갈등을 이어가면서 몸도 마음도 지쳤다고 말한다.

입주민(임차인)들과 임대사업자가 서로 주장하는 법적인 분쟁을 빼놓고 보더라도 입주민들을 대하는 태도를 보고 있자니 '감탄고토(甘呑苦吐)', 즉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라는 말이 떠오른다. 미분양으로 인해 임대전환을 하던 당시 입주민들에게 별도 달도 따다줄 것 같던 회사가 현재는 앙숙이 된 모습이 그렇다.

지난 26일에는 아파트 전세 연장 계약이 오전 5시께까지 이뤄졌다. 수 백명의 입주민들이 발만 동동 굴렀다. 당장 계약을 하지 못해 쫓겨날까 걱정된 주민들의 마음이 나타나는 부분이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출동하는 등 여러 갈등까지 발생하기도 했다. 더구나 중대한 결정을 하는 아파트 재계약 상황에서 녹음과 사진촬영도 불법이라며 금지하는 등 입주민들에 대한 배려가 전혀 보이지 않는 모습이었다.

박건영 사회경제부 기자
박건영 사회경제부 기자

기업의 궁극적 목표는 이윤 창출이다. 자유시장경제 체제에서 이를 부인하는 사람은 누구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상생없는 앞만 보는 이윤 창출은 결국에는 외면받기 쉽상이다.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특히 의식주와 직결된 상품을 다루는 기업의 경우 더욱 소비자와의 상생을 신경써야 한다. 많은 기업들이 돈과 시간이 남아서 ESG경영을 추구하면서 기업의 신뢰와 책임 강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신뢰를 받지 못한 기업은 결국에는 소비자에게 아무것도 팔 수 없다. 당장은 내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이런 상황에 놓일 수도 있는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다.

기업이 법과 원칙 아래에서 이윤을 추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비자와의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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