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금(冶金)'展이 왔다는데
'야금(冶金)'展이 왔다는데
  • 박은지 기자
  • 승인 2022.06.28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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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박은지 문화부장

3년여만의 기자간담회치고는 조용했다. 삼성문화재단 리움미술관과 함께하는 특별전인데 말이다.

지난해 호암미술관 재개관 기획전으로 열려 '파격변신'이란 평까지 이뤄낸 전시임을 감안한다면 갸우뚱해질 일이다.

국립청주박물관이 지난 5월31일부터 오는 8월28일까지 '야금冶金: 위대한 지혜'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최고통치자들의 상징물이자 의식의 도구였던 '금속'은 국립청주박물관의 대표적인 문화재다.

더욱이 은입사 구름·용무늬 향완부터 용두보당, 용두토수을 비롯해 평양기생에게 씌웠다는 슬픈 역사를 지닌 '서봉총 금관과 허리띠'까지 볼 수 있으니 이번 전시는 여러모로 유의미했다.

그뿐인가. 서도호 작가의 '우리나라'를 보면 1.5㎝크기의 다양한 인물상 2만3천여개가 군집해 우리나라의 금빛 지형도를 만들어내고 있어 절로 탄성이 터져나온다.

지방선거와 현충일때문에 전시를 연지 2주만에 갖게 됐다는 기자간담회의 저조한 참석률이 두드러져 보였다. 그 이유는 가까이서 찾을 수 있었다.

지난 5월에 열린 청주시한국공예관 기획전 '평범의 세계-이로운 공예' 기자간담회에는 지역언론 대다수가 주목했고 일제히 보도했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지난 1월에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에서 열렸던 국제미술 소장품 기획전 '미술로, 세계로'는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버스 대절까지 해가며 언론공개회를 가졌다.

대(對)언론 스킨십 노력은 차치하고라도 유독 어두운 조명도, 작품배치 등 디테일적인 면에서도 아쉬웠다.

조명이 유독 어두워서 암순응(暗順應)때문에 관람에 방해가 됐다. 이유를 묻는 기자들 질문엔 "잇따라 열린 전시(순회전)로 조명이 점점 어두워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거나 "어린이들이 캄캄해 부모 손을 꼭 잡고 다닌다"라는 어리둥절한 답변이 되돌아왔다.

다시 찾은 박물관 특별전시실은 여전했다. 심지어 어린이 관람객 눈높이에 맞게 설치된 전시패널 중 '방탄소년단? 가야 장수!'는 아예 조명에서 비켜나 글씨조차 읽을 수 없었다.

여담이지만 호암미술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였다는 김수자 작가의 6분 남짓한 영상작품 '대지의 공기'는 출구방향 안쪽에 배치돼 있어 관람객이 자칫하면 보지못하고 지나치기 십상이었다.

금속문화재를 집중 조명하며 상설전시관까지 변신을 꾀한 국립청주박물관만의 특색보다는 '순회전'의 명성에 기댄 안일함이 묻어났다.

그날 오후, '야금(冶金)전'이란 성찬(盛饌)을 차려놓은 박물관에 온 노부부와 중년의 딸의 대화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박은지 문화부장
박은지 문화부장

"아부지, 여기 앉아계셨네? 엄마랑 저는 한바퀴 둘러보느라고요." "박물관에 뭐 볼 거 있어? 그냥 시원해서." "에이~왜요. 쇼핑센터가서 돈 쓰느니 박물관 와서 더위도 식히고, '예전 사람들은 이렇게 살았구나' 배울 게 많잖아요."

'날마다 즐겁고, 날마다 새로운 박물관'을 지향한다는 국립청주박물관의 진심이 지역민들에게 더 가닿기를 바라본다. 국립청주박물관의 품격은 지역민들의 관심으로부터 만들어지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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