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충남대병원 김봉직·분당서울대병원 최병윤 교수팀

김봉직 세종충남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최병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중부매일 나인문 기자] 달팽이관(와우·蝸牛)이 형성되지 않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인공와우 이식 효과가 세종충남대학교병원과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의료진의 오랜 추적연구를 통해 세계 최초로 입증됐다.

달팽이관 무형성증을 유발하는 유전자도 세계 최초로 확인됐다.

이를 통해 그동안 금기(禁忌)로 여겨왔던 달팽이관 무형성증 환자도 인공와우 전극을 삽입하는 시술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세종충남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김봉직 교수와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최병윤 교수는 공동연구를 통해 달팽이관이 형성되지 않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인공와우 이식술의 장기 성적 연구 결과를 세계 최초로 발표했다고 29일 밝혔다.

달팽이관은 태아기 때 형성되며 유전이나 약물 또는 다른 기전에 의해 기형이 발생하기도 한다.

기형이 심하지 않으면 보청기 치료를 진행하지만 심할 경우 보청기로 소리를 증폭시켜도 들리지 않기 때문에 청신경에 직접 자극을 줘 말소리를 전기신호로 바꿔 소리가 들리게 하는 인공와우 이식술을 진행한다.

하지만 달팽이관이 형성되지 않은 환자는 인공와우 전극이 삽입되는 달팽이관 자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인공와우 이식술은 무용지물이었고 청력과 언어발달 장애가 불가피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2년부터 달팽이관 무형성증 환자에게 인공와우 전극을 달팽이관 옆에 있는 전정기관에 삽입하는 수술을 시도했다.

특히 오랜 추적관찰을 통해 수술의 효과성이 달팽이관에 삽입하는 일반적인 인공와우 이식술과 동등한 수준인 것을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

연구팀은 달팽이관 무형성증 환자 6명을 대상으로 전정기관에 인공와우 전극 삽입 가능성과 안정성을 파악하기 위해 와우전정신경의 상태를 검사한 후 환자별 최적의 전극 위치를 찾아 인공와우를 삽입했다.

또 CAP(Categories of Auditory Performance) 스코어, 단어와 문장 인식, 발음 등에 대해 평균 6년간 추적관찰을 통해 청력을 검사했다.

연구 결과, 환자 6명 모두 수술 후 4년 이내에 짧은 문장은 입모양을 보지 않고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인 CAP5를 달성했으며, 3명은 최고 수준의 청취 능력 등급이자 통화까지 가능한 CAP7을 받았다.

아울러 수술 후 3년 이내에 단어와 문장 인식, 발음에서 절반 이상을 인식할 수 있었고 7년 이내에는 인공와우 이식술을 받은 기형 없는 환자와 같은 수준으로 호전된 것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달팽이관이 없는 환자에게도 인공와우 이식술을 진행하고 추적 관찰한다면 청력 및 언어발달 장애를 조기에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병윤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달팽이관 무형성증 환아 대상 인공와우 이식술의 효과성을 입증했고 성공적인 인공와우 이식술을 하기 위해서는 와우전정신경 상태와 수술 중 전기적으로 유발된 복합활동 전위를 고려해 전극을 이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봉직 교수는 "달팽이관 무형성증을 포함한 난청을 야기하는 유전자들을 밝히기 위해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이비인후과 분야 SCI급 국제학술지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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