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고현진 청주시 청원보건소 주무관

에이미 에드먼슨 교수의 '두려움 없는 조직'이라는 책이 있다. 여기에는 중요한 실험이 하나 나온다. 한 병원에서 팀워크와 투약 실수 상관관계에 대한 실험을 했다. 투약 실수가 거의 없는 A병동과 투약 실수가 많았던 B병동. 어느 병동 팀워크가 더 좋았을까?

결과는 예상밖으로 투약 실수가 많았던 B병동이 팀워크가 더 좋게 나왔다.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이는'실수를 솔직하게 드러내고 보고하느냐'의 여부에 달려 있었다. B병동은 실수가 발생하면 바로 윗선에 보고해 즉각 처리했다. 평소 팀워크가 좋았던 B병동은 어느 누구도 감추지 않고 동료들과 리더에게 솔직하게 알리고 힘을 모아 해결했다. 반면에 투약 실수가 거의 없었던 A병동은 실수가 일어나지 않았던 것이 아니라 감추느라 보고되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어느 병동에서건 실수가 없을 수는 없다. 하지만 A병동은 평소 폐쇄되고 부정적인 팀의 분위기가 주변의 비난이 두려워 실수를 드러내지 않고 혼자 해결하기 위해 끙끙대는 직원이 되게 만들었다. 보고된 실수가 없으니 문제점이 해결되지 않을뿐더러 점점 더 커지고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찾을 수 없었다. A병동 같은 조직에서는 실수뿐만 아니라 의견 개진을 잘하지 못한다. 받아들여지지 않고 핀잔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나 다양한 의견들이 흐를 여지가 없고 결국 조직은 기존 관행이 굳어져 새로운 시각이 설 데가 없어진다.

A병동과 비교했을 때 오늘날 공무원 조직은 어떤가. 유감스러운 상황보다 안전한 상황이 더 낫다는 암묵적인 논리에 젖어 있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인간관계가 나빠질까 봐, 또는 문제를 제기할 자신이 없어서, 나의 안위를 보호하기 위해서 이견이 있음에도 섣불리 입을 떼지 못하고 침묵하는 것이다. 현행과 다른 새로운 생각을 제안해도 적극 검토해 보고 좋은 생각이라면 받아줄 수 있는 리더와 팀원이 필요하다. 서로의 실수를 비난하지 않고 함께 해결 방안을 찾아보는 팀, 직원들의 힘든 점을 들여다보려고 노력하는 리더가 있는 팀, 리더의 배울 점을 존중하고 따라주는 직원들이 있는 팀, 서로의 성향 차이를 이해하고 조정하고자 노력하는 팀원과 리더가 있는 팀이 되어야 조직이 발전할 수 있다.

고현진 청주시 청원보건소 주무관
고현진 청주시 청원보건소 주무관

스티브 잡스는"비즈니스에서 위대한 일은 결코 한 사람에 의해 이뤄지지 않는다. 그것은 하나의 팀에 의해 이뤄진다."라고 이미 팀워크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공무원은 다른 조직에 비해 각자가 개인 고유 업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팀워크에 대해 안일하게 생각할 수 있다. 우리가 가정보다 더 오랜 시간을 지내는 회사에서 거창해 보이는 조직문화란 것도 결국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일. 우리 에너지를 한 방향으로 모을 수 있는 강력한 수단'팀워크'. 서로 역할을 확인하고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함께 일할 때 우리는 더 행복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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