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립미술관, 프랙탈 거북선' 복원 프로젝트 착수…10월 공개 예정

309대의 백남준 모니터(1993년 엑스포 당시 전시모습). /대전시립미술관
309대의 백남준 모니터(1993년 엑스포 당시 전시모습). /대전시립미술관

[중부매일 나인문 기자] 대전시립미술관이 오는 10월 공립미술관 최초로 선보일 '열린수장고'의 개관에 발맞춰 백남준 작가의 '프랙탈 거북선' 복원 프로젝트에 착수한다.

'프랙탈 거북선'은 총 309대 모니터로 이뤄진 초대형 규모의 백남준 비디오아트 대표작으로, 3개월에 걸친 대대적인 이전 및 원형복원 작업을 추진해 1993년 대전엑스포 당시 전시했던 모습을 되찾을 예정이다.

'프랙탈 거북선'은 1993년 대전엑스포를 기념해 재생조형관에 제작·설치한 작품으로, 309대의 모니터와 엔틱오브제가 조화롭게 구성된 세계적인 걸작이다. 미래 과학기술에 대한 백남준 작가의 선구안과 지구환경에 대한 철학 등이 총망라된 '백남준 비디오 아트'의 대표작 중 가장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고(故) 백남준 작가는 생전에 'Virtual and Virtuous 거북선'에서 '프랙탈 거북선'에 대해 "거북은 이순신의 하이테크 무기, 세계 최초의 장갑선, 생태학적인 특수표본, 동양 특히 은(殷), 동이(東夷)적인 신탁적 요소를 지니고 있다"고 설명하며 시대를 통찰한 작가의 시각을 보여줬다.

'프랙탈 거북선'은 2001년 대전시립미술관으로 관리전환돼 미술관 2층 로비공간에 이전·설치했으나, 설치공간의 한계로 인해 양쪽날개와 한산도의 하단 일부가 축소·변형된 채 전시돼 왔다.

이번 원형복원 작업은 열린수장고 건립과 수장고 내부의 '프랙탈 거북선 전시실' 조성 계획이 수립되면서 비로소 구체화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김환주 학예연구사는 "백남준의 '프랙탈 거북선'의 원형을 복원하고, 작품 전체를 다양한 층위에서 정비할 수 있는 기회인 만큼 작품 보존에 있어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프로젝트의 의의를 강조했다.

선승혜 대전시립미술관장은 "2022년 열린수장고를 준공과 백남준 탄생 90주년을 맞아 '프랙탈 거북선'의 전용 전시공간을 마련하고 작품의 원형을 복원해 미래도시의 공감예술을 선도할 수 있게 됐다"며 이번 복원작업의 의미를 강조했다.

한편, '프랙탈 거북선'은 열린수장고 개관과 함께 모든 정비를 마치고 원형 그대로의 모습으로 시민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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