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국 신설 반대 목소리 외면 말라"… 고위직 등 명확한 입장표명 요구

민관기 충북지역 경찰직장협의회장이 10일 세종시 행정안전부 제2청사 앞에서 '경찰국 반대'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신동빈
민관기 충북지역 경찰직장협의회장이 10일 세종시 행정안전부 제2청사 앞에서 '경찰국 반대'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신동빈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하위직은 모든 것을 걸고 경찰국 반대를 위해 행동하고 있다"며 "고위직은 고위직답게 눈치 보지 말고 입장을 밝혀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종시 행정안전부 제2청사 앞에서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민관기(청주흥덕경찰서 직장협의회장) 충북지역 경찰직장협의회장은 10일 중부매일과의 인터뷰에서 윤희근 경찰청장 내정자 등 경찰 고위직에게 명확한 입장표명을 요구했다.

민 회장은 "경찰이 경찰국 신설 논란에서 과거처럼 끌려가기만 하면, 폭력경찰·정보경찰 시대로의 역행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하위직인 제가, 그리고 수많은 경찰들이 벼랑 끝에서 외치는 목소리를 경찰 지휘부는 외면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폭염 속 6일째 천막단식으로 스스로 앉기도 어려울 만큼 기력이 쇠약해진 그였지만, 행안부의 경찰국 신설 반대에 대한 생각은 한 치도 물러섬이 없었다.

민 회장은 "시위진압 방법, 정보경찰의 부당한 정보수집, 수사경찰의 수사의지와 범위 등 경찰국이 지휘부의 목줄을 잡고 할 수 있는 부당한 행위가 너무 많다는 것은 우리의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며 "이런 제도를 제대로 된 논의도 없이 추진하는 것을 가만히 두고 볼 수는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민 회장은 이날 단식천막을 찾아온 김순호 경찰청 안보수사국장(윤희근 경찰청장 내정자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단장)에게도 이 같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민 회장은 "김순호 안보국장이 와서 단식철회를 조건으로 윤 내정자와의 면담자리를 제안했다"며 "3일 전 방문 때도 같은 답을 드렸지만, 조건부 면담에는 응할 수 없다는 것이 직협 전체의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단식을 멈출 수 있는 유일한 답은 윤 내정자에게 있다"며 "경찰국을 받아들인다면 어디까지 받아들일 것인지, 저지한다면 어떻게 저지할 것인지 경찰조직에 설명해 달라"고 덧붙였다.

경찰국 신설에 대한 민 회장 등 경찰내부 반발기류가 꺾일 기세를 보이지 않으면서, 윤 내정자가 직접 결단을 내려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 논란은 고위직 인사에 대한 인사권·감찰권을 행안부가 행사하는데 있다. 즉 경감 이하로 구성된 직협이 아닌 총경 이상급 지휘관들이 직접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 회장은 "윤 내정자가 경찰국 반대의 구심점 역할을 한다면 우리조직은 하나가 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지휘부와 현장경찰은 갈라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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